[크루엘라] 디즈니가 만들어 낸 어린이용 조커
간만에 가슴 뛰는 영화를 만났다. <101마리 달마시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크루엘라는 화려한 환타지에 더 화려한 엠마스톤의 멋이 더해진 그야말로 화려함의 최종 보스 같은 영화다. 디즈니 실사 영화들이 그렇듯이 시작부터 동화적인 이미지를 실사로 그려내 눈길을 끌더니 러닝타임이 지날 수록 점점 드라마에 몰입 시킨다. 패션이라는 소재를 다루는 방식은 얼마나 밀도 있는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동화 버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부모의 복수라는 심플한 소재는 어린이 관객에게도 훨씬 밀도 있게 다가가는 모양이다. 사실 엠마 스톤이 이정도로 아름다운줄 몰랐는데 에메랄드 빛 눈빛과 극 전체를 압도하는 퍼포먼스는 왜 헐리우드가 그녀를 사랑하는지 다시 한번 일깨운다.
이 영화에서 크루엘라는 마치 조커처럼 빌런의 역할을 수행한다. 어린 시절 자신의 잘못(?)으로 엄마를 잃은 크루엘라는 뒷골목에서 살아가지만 패션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있다. 뒷골목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메이저라 할 수 있는 남작 부인의 디자이너로 입사하지만 남작 부인이 자신의 엄마를 죽인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알고나서 진정한 빌런으로 각성한다. 크루엘라가 복수하는 방식도 멋지지만 화면을 가득채우는 패션의 향연이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봐야할 당위성을 설명한다. 네이버 관람평점 9.34가 이를 증명한다. 크루엘라가 나쁜 X로 기억에 남게된 이유를 보여주는 마지막은 '그 옛날'로 시작해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는 공식을 비튼다. 벌써 속편이 기다려진다. <조커>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