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따뜻한 카리스마 - 이미지로 성공하는 것

슬슬살살 2021. 11. 30. 21:29

평범한 자기계발서지만 곳곳에서 고집스러운 가치관이 드러난다. 2021년에 읽으면 상당히 꼰대스러운 부분이 많지만 나름 치열한 삶을 살아온 커리어우먼의 '라떼'다. 


"콩나물에 물을 주면 물은 다 빠져나가지만 콩나물은 자란다"라고 교육의 효과를 비유하던 어느 분의 말씀이 생각난다. 우리는 물을 주자마자 바로 콩나물의 길이를 재려 드는 경향이 있다. 교육이 아닌 마술을 기대한다. 좋은 쌀에 적당량의 물을 붓고, 적정 온도로 가열을 해도, 타거나 설지 않은 밥을 먹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시간이다. 다 끓고 나서도 뜸 들이기가 필요한 것이다 조급한 마음으로 뜸도 들이지 않고 뚜껑을 열면 헛 밥을 짓는 셈이며 모든 것이 낭비로 끝난다는 것을 우리는 때로 잊고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노력이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하고 고난 극복기를 자랑스럽게 펼쳐 놓는다. 이 책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물론 이종선 작가가 누구보다 발빠르고 부지런한 커리어우먼이고 노력으로 사업을 일궈냈다고 믿어 의심치 않지만 그것이 모두 성공의 요인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그저 마라톤 결승점을 통과한 이가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썰에 다름 아니다. 뒤에 오는 후발주자들은 갑자기 바람이 불 수도, 비가 올 수도, 어느 미친 관중이 난입하거나 급작스러운 복통에 시달릴수도 있는 법이다. 그저 자신의 요령을 일반화하는 것이야 말로 격려가 아니라 비웃음으로 느껴진다. 결론적으로 이미지를 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질이 바뀌지 않고 이미지로 성공하는 사람이 있는 사회는 결코 건강하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