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나무] 집현전 학사들의 죽음과 그 뒤에 숨겨진 한글창제의 비화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었다는 사실.. 다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한글이란 것이 어느날 갑자기 뚝딱뚝딱 영감을 받아서 만들만한 수준이 아님은 아시나요?
공기처럼 익숙해서 당연히 있었고 하늘에서 떨어진것처럼 자연스레 쓰는 한글...
한글이 위대한다는 것은 알지만 왜 그런지.. 왜 대단한지는 사실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얼마전 TV 드라마 예고편을 보니 '뿌리깊은 나무'라는 드라마가 방영예정이더군요.. 특히 얼마만에 나오는지 한석규라는 초특급 거물이 등장한다니.. 기대가 큽니다. 이 드라마의 원작이라 할 수 있는 동명의 이 소설은 한글창제 뒤에 숨겨진 가상의 비화를 통해 한글창제의 의미와 위대함. 우리 말과 글이 가지는 의미를 연쇄 살인이라는 가상의 사건을 통해 재미있게 전달합니다.
어느날 집현전 학사들이 연쇄 살인을 당하고 일종의 관내 형사격인 말단 겸사복의 지위의 강채윤이 이를 수사합니다.
이 과정에서 살해된 학사들이 한글창제와 관련한 일들을 하는 학사들이었다는 공통점이 발견 됩니다.
새로운 세상을 만드려는 세종과 집현전의 젊은 학사들, 그리고 기득 세력인 최만리등의 대립이 흥미롭게 펼쳐지는데요..
오행과 태극의 원리,마방진, 고군통서와 같은 서책들이 한글의 기초자료였다는 가상의 사실과 함께 한글의 위대함을 에둘러 깨닫게 하기도 합니다.
"이 글자는 앞으로 일년이 지나든 십년이 지나든 이 소리대로 읽힐 것이다. 백년이 지나고 천년이 지나도 종이가 썩지 않는한 이 소리를 그대로 지닐 것이다. 소리를 지닐 뿐 아니라 지금 네가 뱉은 그 뜻과 감정까지도 그대로 간직할 것이다."
본문중에서
이렇듯 소리 그대로를 기록하는 일은 그야말로 천지가 개벽하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이 글로 인해 양반뿐 아니라 천인들까지도 글을 읽게 된다면 그야말로 사대부의 시대는 끝장이라 생각하는 최만리 일행들은 조선 독자적인 글을 인정할 수 없는 명나라와 손을 잡고 한글창제를 방해합니다.
가상이긴 하지만 당시의 국제정세를 감안할때 충분히 있을법한 이야기입니다. 이러한 소설을 Faction이라 하는데 실제 역사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만든 이야기를 의미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한 팩션 소설로는 베니스의 개성상인이 있는데 이 소설은 이야기 구성면에서는 충분히 잘 쓰여진 소설입니다.
그렇지만 사료의 고증이나 이야기의 구성은 탄탄한 반면에 이야기의 전개과정등은 사실 매끄럽지 못합니다. 주인공인 채윤이 말단의 관직임에도 사건의 인물들이 모두 채윤에게 스스럼없이 마음을 연다던지, 너무나도 자세한 설명들을 단다던지 하는 부분들이 그것입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은 충분히 교훈적이고, 흥미진진합니다. 무엇보다도 재미있습니다.
드라마가 책의 어느정도를 반영할지는 모르겠으나 책만큼만 재미있다면 충분히 성공이 예상되는데요,
드라마를 보기 전 소설을 보면 맥빠질테니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
PS. 범인은 바로 .......ㅋㅋ 놀라운 반전이 숨어있답니다. (드라마도 그럴라나?)
PS2. 뿌리깊은 나무가 2006년과 2011년에 각각 발간되었네요.. 내용이 같아보이는데 작가이름이 각각 이정명, 이규희로 다릅니다.
혹시 왜그런지 아시는분은 좀 알려 주세요^^
뿌리깊은 나무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