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국 영화계를 한 단어로 정리하면 '계획'의 승리다.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라는 대사로 전 세계를 휩쓴 기생충 이야기다. 영화의 리뷰야 워낙에 많이 나왔으니 추가로 감상을 더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이런 날이 또 올까 하는 마음에 가벼운 단상을 남긴다. 이 영화는 심오한 주제를 다루면서 가벼움과 무거움을 경쾌하게 오간다. 가난에도 어두움이 없어 보이는 기택(송강호)의 가족들이 죄의식 없이 한사장(이선균) 가족을 속이고 결국 파국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은 어둡기 그지 없지만 사이사이 채워져 있는 블랙 조크는 한없이 가볍기도 하다. 그 웃음 하나하나가 계획되어진 씁쓸한 웃음이라는데서 봉준호의 위대함이 드러난다. 이 영화는 빈부격차의 기준을 계획으로 나눈다. 계획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