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16

'한라산의 노을' - 제주 4.3의 진실은 어디 있는가

제주 4.3, 이름은 들어봤지만 그저 근현대의 아픈 상처로 남기기에는 희생자의 수가 너무 많다. 그 작은 섬 제주에서 무려 6만이 죽어야 했으니 시대를 감안하더라도 결코 홀로코스트에 뒤지지 않는다. 왜 이런 일이 제주에서 일어났는가, 여수와 순천까지 번진 이 대학살은 도대체 어떤 배경이 있는가. 1991년 발표한 '한라산의 노을'은 숨기기 급급했던 제주 4.3 학살을 가장 사실에 가깝게, 편중되지 않은 시각으로 써 내려간 르포 형식의 소설이다. 이 소설은 실제 인물들에 하나하나 접근해서 각각의 시각으로 4.3 사건의 실체를 탐구한다. 제주 사름덜은 오죽 서로 간의 의논을 잘한다고. 잠수들은 불턱(제주 해녀 전용 바닷가의 야외탈의장)에서 밭일하는 아낙네들은 수눌음에서, 일상 하는 게 의논하는 거 아닌가. ..

[그녀가 눈뜰 때] 물망초 꿈꾸는 강가를 돌아 달빛 먼 길 님이 오시는가

고아원에 버려져 자라고 성폭행과 원치 않는 출산, 백혈병까지 걸리는 비운의 여인 서희와 그녀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베푸는 고아원 운영자의 아들 세준, 세준에게 질투를 느껴 서희를 빼앗으려는 재벌가의 서자 민혁의 이야기다. 내용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전형적인 최루성 멜로 소설이다. 최루성 멜로물, 가 공전의 히트를 친게 2000년이다. 그때의 한국은 정말이지 매일같이 울고 싶었나보다. 삶에 지친 아버지의 초상을 그린 를 필두로 수많은 영화와 소설이 있는 눈물 없는 눈물을 짜내던 시기다. 아마 IMF로 인해 우울해진 세상을 눈물을 흘리지 않고 버티기 힘들었나보다. 우리는 슬픈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야.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있을 뿐이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사랑일지라도. 의 작가 조창인은 97년 를..

[개미3부: 개미혁명] 세계속의 세계. 개미의 혁명과 인간의 혁명

개미혁명... 개미 시리즈의 세번째 권입니다. 이번 권이 시리즈의 마지막이기도 하지요. 첫번째 권(개미) 바로가기 두번째권 (개미의 날) 바로가기 앞의 두권에서 모험을 한 불개미 103호가 이번에도 주인공이지만 병렬식의 이야기가 전개 되는 것은 마찬 가지입니다. 이번에는 쥘리 팽송이라는 여고생..

[철수 사용설명서] 냉장고 말고 우리도 사용설명서가 필요해

83년생.. 작가의 나이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하기야 83년생이라고 해도 이제 곧 서른이 되는 나이이니 적은 나이는 아니지요.. 그래서 그런지 책은 제목부터 재기발랄해 보였고 2011 오늘의 작가상 수상이라는 문구도 무언가 재미있을거라는 기대를 일으켰습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책의 구성은 상당..

[눈먼 자들의 도시] 가장 끔찍한 순간에서 인간의 진실을 이야기한다.

눈먼자들의 도시-Ensaio sobre a cegueira 주제 사라마구 2008년 눈먼자들의 도시라는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대히트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원작 열풍이라는 단어가 몇번 들리게 하는 정도의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는 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요, 바로 포르투갈 출신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주제 사라마구..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우린 원하지 않으면서 프로의 세계에 와있었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의 한장면> 왜 이제서야 이 책을 본거야!! 이 책은 성인이 되어서 읽은 책중 10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로 재미있고 오랜만에 찌릿함을 느꼈던 책입니다. 심지어 앞으로의 삶에 있어서 개미눈곱만큼일지라도 영향을 미칠것이라 생각..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독특하고 매력적인 배경의 독일 스릴러!

Schneewittchen muse sterben -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전업주부 출신 작가 요즘 소설분야 베스트셀러인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독일 소설입니다. 작가인 넬레 노이하우스는 원래 취미로 글을쓰는 전업주부였지만 자신의 고장을 배경으로 하는 가상의 추리소설인 일명 '타우누스'시리즈로 독일에서뿐 아니라 ..

[천년의 금서] 이렇다할 반전 없이 이렇다할 감동 없이..

'천년의 금서' 참 자극적인 제목입니다. 단순한 금서라고 해고 관심이 가는데 천년이라니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대한민국을 들었다 놓은 이후 그정도의 히트작은 아니지만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분입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후 대부분의 작품을 읽었지만 확실히 그때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