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는 오래 전부터 우리 세계의 양면성을 고민해 왔다.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모습이 아니라 분명히 존재하고 있지만 인간의 인식에 비치지 않는 세계다. 예를 들면 잠들고 난 후 라던가, 거울 속의 세계라던가. 그러한 세계관은 훨씬 뒤에 에서 본격적으로 그려진다. 은 그 10여년 전에 쓰여졌다. 가 평행우주에 가까운 다른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면 은 고작 밤, 그것도 오후 11시와 오전 7시 사이의 반나절을 다룬다. 짧은 시간이지만 잠을 자지 않고 보낸다면 긴 시간이 될 수도 있겠다. "한밤에는 그 나름대로의 규칙과 시간의 흐름이 있는거야, 그런 흐름에 역류하려고 해봤자 별 도리가 있겠나." 에서의 시간은 조금 다르게 흘러간다. 이 시간동안 잃어나는 사건은 3개 정도. 먼저 중국인 매춘부가 폭행을 당하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