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 여행만을 고집하는 시인이 있다. 곽재구 시인은 늘 방랑하며 시를 쓴다. 시인이지만 시보다 여행하는 사색가이자 작가가 더 어울린다고 하면 실례일까. 그의 여행기는 고즈넉하면서 홀로 여행하는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해줘 더 울림이 있다. 수많은 여행기가 화려하고 맛있고 즐거운 에피소드를 담아낸다면 곽재구 작가의 여행은 노와 같다. 배 젓는 노. 노인에게 노도의 노는 무슨 뜻인가 물었다. 노인이 흙바닥에 한자 하나를 썼다. 나무 목(木 ), 물고기 어(魚), 날 일(日)이 한데 모인 한자였다. 노 저을 노(櫓). 당신은 이제 이 한자의 의미를 알겠는가? 나무가 물고기를 만난 날, 배를 저어 앞으로 나가게 하는 것은 노이다. 노는 나무를 깎아 만들되 물을 젓게 되고 물속의 물고기를 만나게 된다. 산에 있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