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소설 2

‘파멸로부터의 생존자들’ - 준비되지 못한 작가의 어설픈 S/F

중2병스러운 제목에도 이 책을 고른 건 이 소설이 한국에서 보기 드문 S/F라는 점 때문이었다. 비록 마이너 한 장르성으로 인해 주목받지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괜찮은 작품이 있을 수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 거기에 책 후면에 적힌 도발적인 시놉시스가 나름 이 책을 선택하게 했다. “인류를 갈등의 파멸로 치닫게 했던 장벽 이후 드러난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가?” 결론적으로 이 책은 기본조차 갖추지 못했다. 글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의식은 명확하지 않고 등장인물들의 관계, 최소한의 캐릭터조차 준비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이야기한다. 어린 아이들이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제대로 뜻을 전달하지 못하는 것처럼 이 소설은 전혀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한다. 심지어 하고 싶은 말조차 불분명하다. 자세히 살펴본 주제라..

'그림자로부터의 탈출' - 식민지는 강압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다

외계 종족 프록스의 식민지가 된 지구. 과거 우주에서 몰려온 이상 물체들을 향해 지구는 한 몸이 되어, 가지고 있는 모든 무기들 - 핵무기를 포함해 - 을 쏘아 올렸다. 1차 공방에서는 패배했지만 아직 지구는 무기가 남아있었고 자유를 위해 희생하려는 수많은 영웅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 다른 외계 종족, 프록스들이 찾아와 지구의 적을 격퇴하고 동맹을 맺기를 요구했다. 지구는 외계 종족과의 전쟁의 불확실성보다 우호적인 프록스와의 동맹을 선택했지만 동맹과 동시에 그들은 지구에 구획을 가르고 빠르게 식민지화를 시작했다. 그것이 효율적이고 과학적이라면서. "우리를 갈라놓기 위해서지. 조그만 조각들로 갈라서 구역마다 고립되도록. 통제하고 제한하기 쉬우니까. 문명을 지으려면 거대한 사회의 힘, 협력, 정보교환이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