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1시간의 등산 코스 파사산성
여주 여행의 첫번째 파사산성입니다.
파사산성은 신라시대 파사왕 때 지어진 산성으로 임진왜란때 기존의 성을 보강하여 지금의 크기대로 지었다 합니다.
당시 이 성을 축성한 이들은 의암대사를 중심으로 한 스님들이라 하니 소위 말하는 승군들이 쌓았다 할 수 있습니다.
높이는 230여m로 낮은 산이지만 여주 남한강의 줄기가 한눈에 내려다 보여 전략적으로 중요한 요충지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후에 남한산성이 지어지면서 그 중요도가 약해지기 전까지 수도를 방위하는 중요한 산성이었습니다.
현재에는 남문과 동문의 터가 남아있으며 현재는 복원공사가 한창입니다.
문 앞 주차장은 고장 10여대가 설 수 있을만큼 좁았지만 상부로 올라 갈수록 경치가 너무 좋았습니다.
오늘은 비가 부슬부슬 온 직후여서인지 한명도 없었지만 저희가 오르기 직전 다행히도 비가 그쳤습니다.
경사가 꽤 비탈져 오르는데 힘이 좀 들긴 하지만 낙엽이 바닥 전체에 깔려 비가 온 이후여도 땅이 질퍽거리거나 하질 않습니다.
살짝 내린 오전 비, 바닥에 깔린 낙엽, 한적한 등산로 등은 운치를 더 해줍니다.
중턱쯤 오르면 드디어 산성이 나타나는데 산성의 첫 모습은 아쉽지만 뻘건 흙을 드러낸 모습입니다.
안내문에 따르면 <5차 발굴조사>라고 하는데 2,000여년동안을 내려온 유적인만큼 수많은 유물이 뭍여 있을겁니다.
아쉽지만 산성의 모습은 조금 지나서야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복원이 모두 끝나면 산성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겠지요? 멋진 유물들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여기까지 오르면 산성의 위쪽으로 오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위 사진 오른쪽과 왼쪽이 각각 복원 전후의 산성인데요, 두 돌의 색깔 차이만큼이나 세월의 차이가 크게 느껴집니다.
복원으로 끊어진 파사산성
오른쪽에 있는 간이 계단을 통해 산성으로 올라올 수 있다.
산성으로 오르는 길.
산성에 오르면 위쪽으로는 도로시가 밟았던 오즈의 길처럼 성곽길이 이어져 있고 저 멀리 아래로는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이 보입니다.
이제는 4대강 사업과 함께 생겨난 이포보의 이질적인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위쪽으로 이어진 성곽길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그런 도로 같은 느낌이다
아래쪽으로는 긴 성곽길이 내려다 보이고 저 멀리로는 남한강의 줄기와 이포보의 모습이 보인다.
아름다운 성곽길과 남한강의 경치.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1시간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정상에 오르기 직전의 파사산성에는 두 그루의 소나무가 있습니다.
마치 정상으로 향하는 문 같은 느낌의 소나무인데 이곳에서의 경치가 가장 좋은 곳이니 꼭 사진을 찍기 바랍니다.
정상오르기 직전의 파사산성
저 뒷편에 자그마한 십자가 모양이 정상으로 가는 이정표입니다.
파사산성에 오르다
사실 파사산성 자체가 너무너무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만 주위의 정취가 좋은 곳입니다.
정상이라 해서 특별할 것은 없지만 옛 성곽을 밟으면서 도란도란 이야기 할 수 있는 공간..
수년 전부터 이곳에서 서울을 묵묵히 지켜온 산성 그 자체를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해발 235m. 별것 아닌 높이 같지만 탁 트인 전경이 그 어느 높은 산보다도 청량함을 가져다 줍니다.
파사성의 폭은 935m, 최대 6.5m의 높이를 가진 산성으로 내부에는 우물까지 있어 유사시에 상당한 시간을 농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만큼 현재에는 다섯 군데에서 유적지 발굴이 한창입니다. 발굴 중이어도 정상까지의 출입은 가능하네요.
파사산성에서 만나는 마애여래입상
정상을 조금 지나면 산 저쪽으로 구조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사진 중앙)
바로 마애여래입상이 있는 자리인데 정상에서 약 300m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길이 편해 금방 도착할 수 있습니다.
벽에 새겨져 있는 마애여래입상
높이는 약 5.5m로 비 종교인이 보기에도 상당히 중요한 유적처럼 보여집니다.
현재에는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측만 할 뿐이며 파사성이 승군에 의해 축성된 만큼 그것과 관련이 있진 않은가 합니다.
남문에 비해서는 초라한 동문
성곽이 원형으로 둘려 있어 동문쪽으로 내려와도 출발했던 방향으로 내려 올 수 있습니다.
동문은 남문에 비해 수풀이 우거져 있고 성벽도 조금밖에 남아 있지 않아 주의깊게 살피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입니다.
1시간의 성곽산행을 마치면서..
도합 1시간 가량 걸리는 단조로운 코스, 발굴로 인한 절반의 유적, 어찌보면 매력없어 보이는낮은 산이지만 탁 트인 시야와 볼거리, 수천년의 역사가 느껴지는 산성. 아름다운 성곽길 등 남는 것이 훨씬 많은 곳입니다.
특히 바로 옆 남한강과 근방의 맛집들(천서리 주변에는 유명한 막국수집이 즐비합니다.)은 하루쯤 투자할 만한 곳입니다.
덧붙임. 아래 사진은 다 내려와서 몰래 찍은 사진입니다.
파사산은 차 한대가 오를 수 있을 만한 등산로인데 어느 팀이 저 길 한가운데를 점령하고는 술판을 벌였더군요.
제발 이런모습은 피합시다.. 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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