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일견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따뜻하고 유쾌한 토속적인 한국영화처럼 보인다. 하지만 기적에는 구태 의연한 코메디도, 예측 가능한 신파도 보이지 않는다. 대신, 평범한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와 가슴아픈 시대적 배경, 가족간의 용서, 나아가 자기가 짊어진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멋진 영화다. 예고편에서 보여준 박정민과 윤아의 풋풋한 연애담이나 걸쭉한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윤아의 매력은 본편에서는 양념으로밖에 기능하지 않는다. 오히려 박정민의 고집 이면에 깔려 있는 트라우마와 어색했던 누나의 모습이 너무 강렬하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주거조건 마저도 피눈물나는 노력이 필요했던 당시의 시대상을 간이역이라는 형태로 치환해 보여주는데 달콤한 첫사랑과 어우러져 하나의 추억처럼 보여준다. 영화의 초반은 수학 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