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사이드'의 작가라는 사실에 기대했다가 약간은 실망했다. '제노사이드'에서 복합적인 인간의 내면을 그려내면서 전인류적인 위기를 세밀하게 담아내 인상 깊었고, 13계단 역시 르포 작가 다운 치밀한 취재와 구성이 빛나는 작품이었다. 그런데 'K·N의 비극'은 조금 평이한 편이다. 낙태 수술에 대한 사회적인 이슈와 윤리, 모성보호라는 테마는 다소 진부하게 느껴진다. 특유의 치밀한 자료조사를 통해 정신의학을 다루는 점은 꽤 진지했지만, 결국 '유령'이라는 테마로 옮겨진 과정은 올드했다. 반짝 성공했지만 아직 수입이 불투명한 작가 '슈헤이'가 아내 '가나미'에게 중절수술을 권하면서 비극은 시작한다. 다소 슬퍼하기는 했지만 남편의 뜻에 따라 병원을 가지만 갑자기 누군가가 몸에 빙의한 듯이 다른 여자가 되어서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