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공룡이 나오면 그게 무슨 영화건 기본은 한다. 태초에 인간보다 먼저 있었던 역사상 최강의 동물은 존재만으로 매력을 가진다. 여기에 인간의 과학으로 되살려내는 과거,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작은 심판, 일부 선구자의 도덕으로 인한 세상의 구원은 늘 헐리우드를 통해 인간의 우월함을 입증하는 도구로 쓰이곤 한다. 주라기 월드는 시리즈의 어느 시점이건 이 공식을 잊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시리즈가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하는 이유는 인간의 과학기술에 대한 도덕적 경계선을 사색할 수 있는 계기를 주기 때문이다. 과연 생명체의 복제는 무조건 문제일까. 인간의 멸종을 막기 위한 식용 돼지의 복제가 즐거움을 위한 공룡의 복제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한 까닭은 무엇인지, 이 오락 영화를 통해 잠시나마 생각해 볼 수 있다.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