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구석구석 방랑가족(여행, 맛집)

[제주 2박3일] 맛집까지는 아니고 그냥 밥집 목록

슬슬살살 2015. 7. 29. 22:28

워낙 물가가 비싸다고 들어 다른 때처럼 맛집투어는 포기했다. 대신 눈에 보이는대로 대충 때우되 저녁 만큼은 그때그때 검색해서 가보자 하는 생각으로 제주도를 돌아다녔더니 나름 알차게 배를 채울 수 있었다. 당연히 비싼 음식들이 맛있기는 했지만 꼭 그렇지도 않았다. 이번 제주에서 먹었던 것 들 중 맛있는 순서대로 정리해 봤다.

 

1. 고기는 언제나 옳다. 오르막 흑돼지

 

 

 

둘째날 저녁을 책임졌던 메뉴다. 제주까지 왔는데 흑돼지는 먹어야 하지 않겠나 싶어 숙소 주위를 검색하다 걸린 유명 맛집. 이미 맛집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중문단지에서는 꽤나 잘나가는 집이라고 한다. 180그램에 15,000원이니 가격도 적당한 수준. 맛은 더 기가 막힌다. 3일간 먹은 모든 것 중 가장 맛있었다. 두터운 고기에 젓갈 양념도 맛있고 종업원들도 친절하다. 무엇보다 김치찌게가 장난이 아니다. 7시를 넘어가면 사람이 가득가득하니 일찍 가는게 좋겠다. 바로 옆에 있는 돈사돈이라는 곳이 수요미식회에 출연하면서 엄청나게 사람이 몰린다고 하던데 좌석은 이곳이 더 편해 보인다. 게다가 여기엔 아이들 놀이방이 있다. 미처 못봤는데 이 옆에 자리 잡으면 나름 편안히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무시 못한다. 가격은 일인분에 15,000원

 

2. 준비부족, 우도관광에 단비 같았던 땅콩아이스크림

 

 

나름 준비를 한다고 했었는데 우도는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 들어갔다. 덕분에 자동차를 가지고 들어가는 뻘짓을 했고, 우도의 아름다움을 반도 못느끼고 드라이브만 하다 왔다. 하필 마지막 날이어서 마음도 바쁘고 준비안한 관광에 다들 지쳐있던 순간. 그래도 여기와서 땅콩 아이스크림은 먹어야 하지 않겠냐 하고 산 '카페 여디'의 땅콩 아이스크림. 골아떨어진 채은이 덕분에 차 안에서 맛본 땅콩 아이스크림은 정말 더윗 속 단비였다.

 

3. 소박한 제주도의 집밥 정식 '대들보'

 

첫 날, 천제연 폭포를 보고 나서 뭘 먹을까 하고 있는데 폭포 앞에서 나눠주던 전단지. '대들보'의 전단지였다. 8천원짜리 정식이 있다기에 찾았다가 꼬임에 빠져 11,000원짜리 정식으로 업그레이드. 귀여운(?) 전복 한개씩과 옥돔구이, 제육볶음이 나온다. 뻑적지근한 한 상은 아니지만 가정식 한상 받아먹는 느낌이고 무엇보다 가격이 맘에 든다.

 

4. 향이 너무 좋았던 쇠소깍의 '천혜향 아이스크림'

 

아침 9시. 쇠소깍 도착. 테우 예매를 하려고 보니 지금 예매해도 2시에나 탈 수 있단다. 대기를 걸어 놓고 아쉬운 발걸음을 할 때 한쪽에 줄을 서서 먹던 천혜향 아이스크림. 아침 더위도 식힐겸 하나 물었더니 천혜향의 향기가 너무 좋다. 달콤한 건 말할 것도 없고 말린 천혜향을 씹을 때 느낌이 좋다. 썬키스트 얼린 맛인데 귤 향이 더 센 맛이다.

 

5. 언제나 회는 양이 문제다. '운해 횟집'

 

 

15만원이 많으면 많고 적으면 적은 돈이지만 2명의 한끼 식사라고 하기엔 분명히 적은 돈은 아니다. 물론 관광지 물가가 장난이 아니기는 하지만 이건 좀 과했다 싶다. 다금바리와 줄돔을 섞었다는 회 맛이 좋기는 했지만 양이 너무 적다. 그 가격에 노량진에서 먹는다고 생각하면 큰 차이가 없는 듯. 포장을 하면 밑반찬을 빼고 9만원에 먹을 수 있다. 바다를 보고 먹는다는 장점이 없다면 어디나 관광지에서의 회는 모험이다.

 

 

누군가 중문쪽에서는 하나로 마트에서 회를 사는게 낫다고도 하는데 정말 그런 듯 하다. 이 가격이면 차라리 그 유명하다는 씨푸드 뷔페를 갈껄 그랬다. 오히려 인원이 좀 된다면 스끼다시를 포함해서 가게에서 먹는다면 차라리 모르겠다. 언제나 양이 문제야...

 

6. 공항에서 먹었던 제주도의 마지막 맛!

 

아. 가게 이름이 기억나질 않는다. 제주공항 4층에는 식당들과 아이들 놀이방이 있다. 패스트푸드도 있지만 마지막에는 제대로 된 성게국이 먹고 싶었다. 카페테리아에서 성게 미역국과 마지막 제육볶음을 먹다보니 아쉬움이 절로 난다. 고기와 국 모두 평균 이상으로 이런 카페테리아 치고는 의외다.

 

 

7. 기분좋은 드라이브 뒤에 차려진 민박집 밥상 '천리맛집'

 

아부오름 주변에는 이렇다 할 밥집이 없다. 대충 검색하다 근처에 있는 식당을 찾아 들어갔더니 여기도 가정식이다. 조금 특이한 건 민박집을 겸하고 있어서 민박하는 사람들에게 차려내는 식의 음식이라는 점. 밑반찬 몇개에 흑돼지 제육볶음, 전 한개가 전부지만 아주머니 솜씨가 괜찮은 편이다. 여기서 고기국수를 먹었어야 했는데 아이 때문에 궂이 밥을 먹어야 했던 안타까움이 있다. 가격은 엄청 싸서 현금 결제시 두명이 1만원이다. 우리 지갑을 지켜줬던 일등 공신. 여기서 든든히 먹고는 이렇다 할 군것질도 안할 수 있었다.

 

 

8. 라면 대신 전투식량의 든든함이란

 

여행지에서 아침은 대충 때우게 되는 경우가 많다. 보통은 컵라면이 일반적인데 준비해간 전투식량이 빛을 발했다. 든든함. 가격. 모두 만점이었고 둘 다 뜨거운 물만 있으면 되는지라.. 언제나 여행지에는 전투식량을 챙겨가야 한다.

 

9. 최악의 선택. 우도의 돈까스&해물짬뽕

 

항상 준비를 안하면 이런 사단이 난다. 우도에서 내리니 당장 배가 고프다. 우도 안에 식당이 있는지 없는지도 조사를 안한 상황. 뭐 먹을게 안에 있겠어 하는 마음에 닥치는대로 눈에 보이는 식당에 앉았더니 돈까스, 짬뽕 모두 12,000원이다. 우와 비싸다. 그래도 관광지인데다 섬이니 하는 마음에 시켰더니 음식 나오기까지 하세월이다. 나름 맛집이려니 하고 기다렸지만 나온 음식은 정말 실망스럽다. 해물짬뽕은 완전히 식은 상태에서 나왔고 돈까스는 특징이 없다. 해물은 나름 종류를 갖췄지만 바닷가의 짬뽕이라고 하기에는 아쉽다. 둘 다 양은 풍족했지만 맛은 영. 꼭 패키지 관광에서 나온 특별식 같았다. 우도 안에 이렇게 맛있는게 많은 줄 알았으면 절대로 가지 않았을 가게. '키다리 아저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