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30분 거리, 고양시에는 특이한 가든이 있다. 굽이굽이 시골길을 10여분 달리다 보면 흙바닥 주차장이 있고 정원으로 이어지는 작은 쪽문이 있다. 1인당 1만원 하는 입장료를 받는데 1만원짜리 쿠폰을 준다. 안에서 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인데 거꾸로 얘기하면 입장하는 대신 1만원어치 물건이나 음식을 꼭 사라는 얘기가 된다. 안에는 한식당도 있고 레스토랑에 바베큐장, 글램핑장까지 있다. 예를 들면 바베큐장에서 1인당 3만 5천원이면 야외 가드닝 파티를 즐길 수 있는 셈이다. 비싼 것 같지만 사람 없는 경치 좋은 가든을 통째로 빌렸다고 생각하면 그리 비싼 것도 아니다. 돌잔치나, 중요한 가족모임이라면 이곳이 얼마나 즐겁겠는가.
우린 여기가 공원인줄 알고 들어왔다. 입구 쪽에 있는 분수가 고풍스러운 저택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조금 일찍 알았더라면 채은이 돌잔치를 여기서 해도 좋을 뻔 했다.
나름 숲과 호수도 조성되어 있다. 입장료가 있으니 사람도 없고 그야말로 정원을 빌린 느낌이다.
만약 여기서 단체식사를 한다면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잔디운동장도 있다. 한쪽에 글램핑장이 있는데 시설을 보아하니 예약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 캠핑을 하고 싶을 때 여기라면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을 듯.
어디까지나 이 모든 시설들은 음식점을 위한 것. 우리처럼 공원 산책을 위해서 가기에는 적절치 않은 곳이다. 그렇지만 우리처럼 식사를 하지 않는 손님들을 위한 카페 겸 꽃집도 있다. 허브나 예쁜 화분들을 살 수도 있어서 쿠폰으로 화분을 세개 샀다.
밖으로 나오는 길. 하늘을 올려다보니 싱그런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여름의 한적함을 전한다. 주차장으로 빠져나오니 금세 현실이다. 뽀얀 먼지가 날리는 주차장에서 달궈진 차. 고장난 에어컨. 하지만 어쩌겠는가. 어차피 인생은 현실인 것. 그러니까 이런곳으로 피난을 오는 거 아니겠는가.
그래도 여기서 건져온 화분 세 개가 집안 곳곳에서 작은 정원을 만들어 준다. 이거라도 즐기는게 어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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