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미국에서 발표된 작품으로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한 이 소설은 '악마 숭배'가 평범한 신혼부부에 마수를 뻗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점차 파멸 되어가는 부부의 모습과 악마의 탄생에서 전율이 이는 작품이며 50년 전의 장르소설이라고는 믿을수 없을 만큼 세련된 문장들을 사용하고 있다.
신혼부부인 로즈메리와 거이가 새로 들어간 아파트는 평판이 썩 좋지 않다. 다른 곳보다 자살이라던지 살인 같은 나쁜 일들이 많이 일어나지만 아파트가 가진 분위기에 취해 구매한 아파트다. 이웃에는 참견 많은 노부부가 살고 있는데, 오지랖이 넓어 조금 성가신 걸 제외하고는 좋은 사람들인 듯 하다. 밤마다 웅웅 거리는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는 점을 빼면 완벽한 집이다.
시간이 지나 이상한 일들이 연거푸 일어난다. 노부부와 함께 살던 '테리'의 자살. 노부부와 따로 만나면서 뭔가 숨기는 듯 한 '거이'의 태도. 이 집에 들어오는 걸 반대했던 후견인 '해친스'의 죽음. 노부부가 권하는 정체 불명의 약. 잦은 환각. 거이의 라이벌의 실명. 환각속의 관계........ 그리고 임신.
일련의 사건으로 독자들은 노부부의 이상함을 쉽게 알 수 있지만 로즈메리에게 그걸 전달할 수 없기에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뭔가 불길한 예감을 가지고도 어쩔 수 없이 책장을 넘겨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숙명이라니. 아무튼 임신한 로즈메리는 옆집 노부부의 소개로 이상한 산부인과에 다니게 된다.
사실 이 노부부의 정체는 악마를 숭배하는 흑마법사의 후손이다. 악마가 세상에 현신하기 위해 모체가 필요하고 그 모체로 로즈메리를 선택 한 것. 배우로서 성공하기 위해 남편 거이 또한 한패거리가 되어버렸다. 진실에 접근한 로즈메리는 정상적인 아이를 낳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결국 그들의 손에 이쓸려 아이를 낳게 된다. 사탄의 자식을.
아이가 죽었다고 거짓말 하는 그들에게서 아이를 되찾으려는 로즈메리는 결국 노란색 눈과 꼬리와 뿔을 가진 아이를 발견한다. 로즈메리는 이 아이를 죽이려 하지만 결국 모정을 이기지 못하고 아이를 안는다. 사탄의 어미가 될 것도 감수한 것이다.
모든 게 엉망일 수는 없다. 그럴 수는 없지. 비록 사탄의 자식이라 해도 반은 나인 것이다. 그 반은 멀쩡하고, 유별나지 않으며, 인간이 아닌가? 내가 그들을 거역하고, 그들의 나쁜 감화를 막고 좋은 영향만을 끼쳐 준다면-
악마숭배와 모정과의 반목을 그리면서 한 순간의 방심도 허락하지 않는 작품이다. 오랜 시절 전 작품이니만큼 서스펜스가 떨어지지 않나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최근 읽은 그 어떤 작품보다 긴장감 넘치는데다 마지막 로즈메리의 선택도 충격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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