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 시리즈가 위대한 건 그 방대한 상상력에 기반한다. 우리를 머글이라 숨어서 사는 마법사의 존재들은 얼마나 매력적인가. 그 상상력을 빌려서 만들어 낸 영화에서의 위대함은 어디에서 나올까. 화려한 CG?, 원작과의 완벽한 매칭?. 가장 중요한 건 같은 주인공으로 가장 오래 시리즈를 내 놓는 점이 아닐까. 해리 포터를 꾸준히 본 사람이라면 세월이 주인공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잠깐이나마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적어도 2~3년마다 나오는 시리즈는 귀엽던 주인공들을 사춘기의 소년,소녀로 탈바꿈시켰다. 물론 소설에서도 성장이라는 전제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 때 귀여움의 대명사였던 맥컬키 컬킨을 비롯해 수많은 역변 아역 스타들의 전례도 있었건만 해리 포터들은 너무나 잘 커줬다. 엠마 왓슨은 정말이지 너무나 사랑스럽게 자라나 버렸다.
<아즈카반의 죄수>는 그런 '성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신체적인 변화 뿐 아니라 어둡고 반항기 가득한 해리 포터의 모습, 마냥 착하지만은 않은 론과 헤르미온느의 모습은 과거의 예쁜 모습들을 한 번 리셋한다. 그러한 변화가 주는 감정이 작품에 몰입할 수 있게 해 준다. 저들도 크는구나,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구나 하고. 주인공을 보는 것도 즐거웠지만 내용적으로도 탁월했다. 시간 여행이라는 컨셉을 기가 막히게 소화했다. 정교한 타임라인으로 마법이 주는 판타지, 잘못된 선택에 대한 뉘우침, 스토리의 완결성 모두 완벽했다. 시리우스 블랙의 등장과 스캐비져의 비밀은 단순히 영화적 소재에 그치지 않고 영화의 모든 소품, 암시를 집중해서 볼 수 있게 했다. 저런 장치가 어디에서 또 튀어나올지 모르잖나.
이번 영화의 색채 속에서 이후 시리즈의 방향을 엿볼 수 있었다. 이제는 밝고 따뜻한 모습은 더이상 없고, 음울한 이야기들이 펼쳐져 나갈 것 같은데... 기대된다. 3시간씩, 아이와 함께,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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