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삼매경

[탐정: 리턴즈] 전형적인 탐정 만화

슬슬살살 2019. 1. 13. 10:46

두 번째도 좋았다. 한없이 가볍고, 약간은 복잡하면서 오버스러운 캐릭터는 그대로 살아 있는데다 이광수라는 배우의 투입은 신의 한수였다. '탐정'이라는 시리즈의 정체성을 잘 이어가면서 코믹 요소는 배가 할 후 있는 선택이었다. 권상우-성동일 조합은 믿을 수 있지만 예상 가능한 조합이기도 하다. 여기에 이광수를 집어 넣음으로서 예측 불가능하게, 조금 더 입체적인 캐릭터 라인을 만들었다.



사건의 전개 또한 엽기적이거나 시의성을 가지기 보다는 약간은 판타지적인 범죄를 쓰고 있다. 전편에서도 교환살인이라는 소설에나 있을법한 소재를 다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장기적출을 위한 사육이라는 소재는 자극적이기는 하지만 현실세계에서는 이뤄지기 힘든 범죄다. <탐정> 시리즈는 이렇게 과도한 소재를 선택함으로서 일부러 사회의식을 빗겨나간다. 코메디에 집중된 관객의 시선을 돌리지 않으려 한 것 같은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게다가 성동일의 공처가 모습, 아내 몰래 팔아먹은 만화가게의 성공 등등 세밀한 소재들의 디테일이 좋아서 깨알같은 웃음을 선사한다. 전체적인 스토리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 곁가지까지 완벽하다 해야 할까. 권상우가 만화방을 하고 있었던 건 이 영화 자체가 만화적이라는 걸 설명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전형적인 탐정만화. 영화 <탐정> 시리즈가 나아갈 방향이다. 영화의 종반, 권상우가 코난과 김전일을 들먹이는 건 이 시리즈의 방향을 암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