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4

개별적 자아 – 봉태규의 수다

봉태규는 유명 배우다. 81년생으로 나와는 고작 1살 차이이지만 내가 한창 군대에서 뺑이를 치던 22천 년에 그는 데뷔했고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작품운은 없어서 스타가 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활동에 비해 ‘잘하는 배우’라는 수식어는 꾸준히 지켜내 왔고 작년에 와서야 로 빛을 받았다. 서태지를 좋아하는 점을 빼고는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글 속의 인간 봉태규는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적어도 갓 아빠가 된 봉태규는 이 에세이를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쪼잔함, 경박함, 두려움, 무탈한 삶에 대한 감사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무탈하게 학교를 나오고 꽤 괜찮은 직장에 근무하면서도 언제 끝장이 날지 모르겠다는 두려움이 한편에 자리 잡고 있는 40대 남성이라면 누구나 저런 고민들에 동질감..

‘우리가 이 도시의 주인공은 아닐지라도’ - 따뜻한 제3의 관찰자

‘모바일로 간편해야’ ‘편리한 스마트금융 MG 스마트 알림.’ 기계 전면 터치스크린 속 은행 광고의 화면이 계속 변했다. 앱 뱅킹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사람들은 천 원짜리 열 개를 ATM에 넣다가 기계가 고장 나기도 하는 부산 어딘가의 세상을 알까.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나 할까. 한국인의 70퍼센트는 도시에 살고 있지만 그 중 ‘주인공’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철저하게 소외되고 황폐해진 도시 속에서 박찬용은 조연임을 쿨하게 인정한다. 그러면서 똑같이 조연인 주변 인물들을 관찰하고 탐구하면서 주인공이 아니어도 충분히 즐겁고 행복한 삶을 해 나갈 수 있음을 믿는다. 박찬용의 눈에 비친 도시는 삭막함 속에서도 나름의 이유를 가진 힙스터와 투박한 보통사람들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구석구석 삭막한 안내문과 촌스러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