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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산 해수욕장] 자유로운 텐트와 취사가 장점인 바닷가

슬슬살살 2015. 6. 9. 21:36

해수욕장은 많지만, 이렇게 자유로운 곳은 없을 꺼다. 텐트도 자유, 돗자리도 자유, 심지어 취사도 자유다.

시민의식도 많이 성숙해서인지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사람도 안보인다. 물론 밤이라면 모르겠는데 적어도 가족단위로 놀러 온 낮은 깨끗했다.

바닷가를 따라 이어져야 마땅할 만한 횟집도 많지 않다. 다만, 관리 주체가 없는 만큼 씻을곳, 화장실은 지저분하거나 없다. 물론 성수기가 되면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5월 말에는 그렇다.

 

 

요즘 유행한다는 래쉬가드 수영복을 사고 첫 바닷가다. 지난번 마트에서 사 둔 모래놀이 세트도 신상이다. 나는야 알파걸~ 신상으로 무장하고 바닷가를 거닐지..

 

 

날이 아직 차서 바다로 들어가는 건 무리다. 햇볕은 따가운데 바람은 차다. 그늘막을 쳐놓고 모래놀이를 하려는데 모래알이 굵어서 잘 뭉쳐지지 않는다. 그래도 바닷가가 좋은지 혼자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한다. 확실히 서해의 바닷가. 서울과 가까운 곳의 물은 깨끗하기는 어렵다. 물론 뻘때문에 유난히 뿌옇게 보인다는 걸 알지만서도 파랗게 투명한 동해가 그립다. 그래도 1시간 거리에 있는 이런 바닷가가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그러니 이 비수기에도 주차장이 미어터지지..

 

 

대충 바닷가에서 조개줍기, 흙놀이를 하다가 텐트 앞으로 옮겨 왔다. 주변 텐트에서 고기굽는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야~ 이런데서 고기 구워먹으면 정말 좋겠구나..

한창 모래로 성을 쌓다보니 허기진다. 이렇다 할 먹을걸 전혀 준비를 안해온게 한이 된다. 짜장면이니 피자니 하는 배달음식 전단을 돌리는 아저씨도 있었지만 바지락 맛이나 보자 하고 바로 앞 가게에 들어갔다.

 

 

바지락 칼국수는 평범했지만 관광지 치고 싼 가격(1인 7천원)이 맘에 든다. 바가지 안씌우는 것만 해도 어디냐. 굽는데 한참 걸린다는 감자전은 특이하게 실채로 썰어 구웠는데 하나하나가 다 바삭거리는 식감이 딱 내 스타일이다. 초딩 입맛에는 딱인 듯. 이것 역시 7천원이다.

 

 

을왕리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 때문에 인천쪽 해수욕장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지저분하고, 바가지쓰고.. 취객 많은 바닷가라는 이미지가 이번에 좀 나아졌다. 물론 지저분한 화장실. 씻을 수도의 부재는 불편했지만서도 텐트와 취사가 자유롭다는 점에서 우리 같은 가족들은 쉽게 다녀 올 수 있는 곳이다. 바다에 들어갈 시즌이 오면 한번 더 찾아야지.. 고기 구울 준비를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