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하면 강화도나 태안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서울에서 1시간 거리인 무의도에도 그럴싸 한 해변이 있다. 물론 공항도로를 타고 바지선을 이용해야 해서 이동 요금이 비싼게 흠이기는 하지만 그건 막히지 않는 길과 쾌적한 환경을 보장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이 없다는 건 아니다.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거지. 아무튼 비가 내릴 것이라는 기상예보가 틀린 날. 뜨거운 태양이 숨어버려 갯벌을 즐기기에 딱 좋은 날씨다.
물때를 잘 맞춘 덕에 넓은 갯벌을 만날 수 있었다. 지난번 동막 해수욕장에 비하면 뻘이 단단해 편안하게 걸어 다닐 수 있다. 채집할 수 있는 조개도 심심찮게 나오는 편. 갯벌 한켠에는 체험비를 받는 어장이 있지만 궂이 들어가지 않아도 조개를 캐는데는 지장이 없다. 채은이도 동막과 달리 잡히는 조개에 흥분해서는 여기저기를 파기 시작한다.
생각보다 뻘을 파내는게 쉽지 않다. 조개를 파내는것도 고되고. 역시 쉬운게 하나도 없다니까.
1시간 정도를 쪼그려서 조개를 캐고 나니 다리가 너무 아프다. 그럼에도 열심히 캤지만 성과는 30여개. 쉽지 않다. 한께 동행했던 일행이 어느 마음씨 좋은 가족에게 한보따리를 얻어왔다. 자기들은 너무 많이 캤다나 어쨌다나. 아무튼 모아보니 양동이 한개 가량. 종류는 봉골레를 먹을 때 주로 보는 조개다. 돌아와서 반나절 정도 해감 후에 삶았다.
잡은 조개는 뻘을 머금고 있어서 바로 먹을 수 없다. 해수욕장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조개와 석화를 몇개 사 놓았다가 라면에 넣고, 구워먹는다. 야외에서 먹는 봉골레가 꿀맛. 맥주 한잔이 생각난다. 전체적으로 시설도 깨끗하고 편안하게 놀다 온 갯벌이다. 무엇보다 당일치기가 부담스럽지 않다는게 가장 큰 장점. 게다가 갯벌이 고와서 물로 대충 씻어도 해결 되는게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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