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이 지역 축제들이 많아진 요즘 오히려 비슷비슷한 행사나 축제들이 너무 많아
막상 가보면 비슷비슷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축제만 따라다니며 장사하는걸 업으로 하시는 분들까지도 있으니 말이죠..
그 중에서도 명확한 컨셉과, 저렴한 비용으로 기억에 많이 남는 곳이 있으니
바로 달빛의 고장 문경입니다.
4월부터 10월까지 1달에 한번씩 걷기 대회를 하는데요.. 참가비는 10,000원 정도이지만 막걸리도 한잔 주고 달빛을 맞으면서
산길을 걷는 흔치않은 기회라고 한다면 충분한 값이라고 생각 됩니다.(예약필수)
버스를 타고 내려갔는데 가격은 10300원, 3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것 같네요..
예상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 박물관을 리모델링 중입니다.
참가비를 미리 입금하고 현장에 오면 참가뱃지를 줍니다.
주면에서 놀다가 일정시간이 되면 인솔자 1명을 따라서 걷는 시스템입니다.
문경의 자연생태공원부터 출발합니다.
1~3관문까지로 되어 있는데 날씨에 따라, 시간에 따라 갈수 있는 코스가 정해집니다.
경치 하나는 끝내줍니다.
가을의 정취가 물씬!!
참 오기 잘한 것 같습니다.
갈대가 가득한 곳입니다.
사람들 모두 걷기 보다는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네요..
한조는 한 20명 정도가 되는데 꼭 줄을 맞춰서 갈 필요는 없습니다.
오호.. 우리자기 이때 무지 귀여웠구나 ㅎㅎㅎ
문경새재는 경상도의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보러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나야 했던 교통의 요충지입니다.
밤에 이곳을 걸으면서 그들이 보았던 달을 똑같이 보는 것이 이 행사의 의미라 할 수 있겠습니다.
1관문 앞에는 장승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제1관문 통과!!
이렇게 문들이 3개가 있는데 오늘은 2관문까지만 갈 수 있습니다.
경치구경을 하다보니 어느새 어둑어둑 해집니다.
슬쩍 어둠이 깔리기 직전 옛 관아를 재현해 놓은 곳을 들르게 되는데
이곳은 KBS 세트장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몇가지 체험을 하게 되어 있는데 한복 입기 같은 것들을 합니다.
옷을 입어보기는 좀 그래서 갓만 쓰고는 큰 머리에 씁쓸....
외국인들도 은근 많네요..
사진에 담지는 못했지만 이곳에서 한참 산길을 올라가는데 중간에 있는 주막? 같은 곳에서는 공짜로 김치전 한쪽과 막걸리 한사발을 줍니다.
그걸 먹고 올라가면 맨 꼭대기에는 옛 초가집 같은 작은 공터에서 다다미 공연 같은 것들을 합니다.
별것 아닌것 같은 공연이지만 오히려 순수해 보여서 좋습니다.
사람들이 모여서 있는 모습도, 가을 밤의 정취, 냄새 하나하나가 너무 기억에 남습니다.
주변에서는 압화체험, 편지쓰기같은 체험들을 하는데 여기서 와이프가 러브레터를 한장 써줬답니다.
압화, 그리고 이곳에서 주운 단풍 한잎도 서랍장 속에 고이 보관되어 있지요
이곳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플라스틱 의자에 앉다가 무게로 부러뜨려 버린 적이 있습니다.
조금 지쳐서 하산을 했습니다. 이곳에 큰 찜질방이 있다 해서 이곳에서 잘 요량으로 예약을 하지 않았는데 왠걸..
잘곳이 없습니다. 몇 안되는 모텔들은 이미 관광객들이 점거를 해 놓았기에 숙소라고는 찾을 수가 없습니다.
차도 없는데 난감해져서 이리 저리 뛰어보니 마침 시내와 조금 떨어진 곳에 기사들이 쓰는 여인숙이 있어 겨우 숙소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 아무 소리 안했던 마누라 감사허이...-
숙소도 구하고 손님이 너무 많아 전지를 깔고 먹는 삼겹살 집에서 조금은 바가지가 있는 고기를 먹으니 하루가 저뭅니다.
서울로 올라가려 읍내로 나오니 어제는 미처 보지 못했던 풍경들이 보입니다.
날씨마저 청아하고 사람들도 없어 마치 평일에 전국일주를 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마치 일요일의 편안한 오후 같은..
신속, 정확, 확인(?)이라 써있는 무엇에 쓰였는지 알 수 없는 창고와
새로 지은 마을 회관 옆에 꼭 있는 오래된 나무까지 시골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입니다.
이렇다 할 건 없지만 마을 자체는 깔끔하고 정돈이 잘 되어 있고, 사람들은 친절합니다.
이날 점심을 뭘 먹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비용도 얼마 쓰지 않고, 고생도 많이 했지만 아마 평생에 남을 여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달빛여행 바로가기: http://www.mgmtour.co.kr/main/mai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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