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는 유난히 고전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콘텐츠 공룡이라는 별칭 답게 수많은 오리지널 작품들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과거의 것들을 새로운 플랫폼에 담는 시도들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라이온킹은 리마스터링을 거쳐 뮤지컬로 성공했으며 이제 실사 영화를 기다리고 있다. 정글북과 알라딘도 곧 개봉한다. 세 작품 모두 엄청난 CG기술이 갈아 넣어져야 하는 작품들인데 이보다 난이도가 낮은 작품들은 이미 실사화가 자주 되었다.
특히 디즈니는 공주 시리즈를 마블만큼이나 아낀다. 그중에서도 '미녀와 야수'에 대한 사랑이 유난히도 강한데 백설공주나 신데렐라보다 훨씬 현대적인 방식의 여성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미녀와 야수'는 1991년 제작되어 엄청난 사운드트랙으로 전 세계를 애니메이션에 빠트렸다. 영화로도 수많은 버전이 제작되었는데 가장 유명한 것이 2014년 프랑스의 것과 2017년 디즈니의 것이다.
2017년의 미녀와 야수는 사실 아쉬움이 더 많다. 엠마 왓슨의 싱그러움을 빼고 나면 애니메이션과 다를 바가 없다. 애초에 이 작품의 목표가 애니메이션의 카피였는지 동선 하나, 움직임 하나 창의적인게 없다. 때문인지 엠마왓슨의 연기 또한 만화처럼 과장 되는데 이런 식이라면 억지로 요구된 연기로 추측된다. 애니메이션이라면 자연스러운 것들이 실사화에서 어색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과장된 몸짓으로 허세를 부리는 가스통은 애니메이션에서는 캐릭터가 잘 드러나지만 영화에서는 로봇 같다. 어린이 뮤지컬을 보는 것처럼 손발이 오그라드는 과장된 연기를 보여준다. 엠마 왓슨을 보기 위함이 아니라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 영화다. 차라리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더해졌다는 2014년작이 그나마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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