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재벌총수, 비자금 잊을만 하면 한번씩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단어들입니다.
그 액수도 천문학적이지만 이제는 내성이 생겨서인지, 액수가 실감이 안나서인지, 그도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인지 그냥 무심해지는 뉴스거리이기도 합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기업이라는 곳을 조금 더 알게 되어서인지 개인적인 도덕적 잣대가 많이 무뎌졌다는 것도 느끼게 되네요
그런면에서 대기업의 비자금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허수아비춤은 분노나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키기 보다는
조금더 구체적으로 상황을 알게 되었다는 정도로 다가옵니다. (개인적으로 서글퍼지네요...)
허수아비춤에 나오는 일광그룹이 무슨일을 해서 돈을버는 기업인지 알수는 없지만(건설중심의 회사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이 소설의 주 내용은 치열한 기업경쟁이 아닌 비자금을 조성하고 그 일을 실제로 수행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그립니다.
그 일을 수행하는, 속칭 기업의 실세라는 사람들은 도덕적 고뇌보다는 수컷, 비슷한 사람들과의 경쟁과 승리만을 바라보는 사람들입니다.
재밌는 것은 야심으로 똘똘뭉친것 같은 그 사람들도 윗선에 있는 회장과의 경쟁은 꿈도 꾸지 않습니다.
다루는 금액만 다를 뿐 말단 봉급쟁이와 다를게 없지요..
주인공 격이라 할 수 있는 시민단체 변호사도 무력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언론과 정계 모두를 강력한 자본의 힘을 이용한 대기업에게는 글에 나온대로 63빌딩에 계란던지기일겁니다.
조정래 선생님은 대기업의 무차별적인 비도덕적인 행위를 고치기 위해서는 소설속 인물인 허민 교수의 논설이라는 형태를 빌려 시민단체가 그 답이라는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시민단체마저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팽배한지라 쉽게 동의하기는 어려운듯 싶습니다.
서른셋밖에 안 된 녀석이 너무 노인네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지만 개인적인 의견이 그렇습니다.
책에도 나왔듯 시민단체의 힘은 도덕성과 양심에서 나오는데 그 생각들을 깨부수는 사건들이 너무 많이 나와 회의적이 된것 같기도 하네요..
그렇지만 정치민주화를 넘어 경제민주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점은 제가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아름답다지만 지켜야 할 것 들이 있는사람들(저를 포함해서)의 소명의식 부재는 개인의 탓은 아닐겁니다.
허수아비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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