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스의 세계문화사는 역대의 모든 역사서 중에서도 으뜸인 작품이다. 무려 1946년에 쓰인 이 책은 도저히 70년 전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방대한 양의 서술과 고찰이 총망라되어 있다. 지금처럼 인터넷과 같은 정보 습득 수단이 없는 와중에 이런 저술을 남길 수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훌륭한데, 현재의 시선으로 볼 때에도 정확한 사실확인에 입각해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거의 모든 역사를 담았다. 이 책은 세계문화사 대계를 보다 대중이 알기 쉽도록 압축했는데 단순한 요약본이 아니라 교양서로서 충분한 가치를 가진 별도의 작품이다. 문화사라는 제목답게 일반적인 기술적인 역사(토기, 종이, 수레 등 발명품 위주의) 대신 언어, 그림, 사상을 중심으로 역사를 다루고 있어 그야말로 사상서로서의 가치가 뛰어나다. 나아가 경제와 국제정세까지 꿰뚫는 혜안이 돋보인다. 내용이 다소 어려워도 읽어나가다 보면 웰스의 천재성이 감탄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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