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국가란 무엇인가] 유시민과 진보는 어떤 국가를 바라보는가.

슬슬살살 2011. 5. 21. 00:38

유시민 - 국가란 무엇인가

 

대한민국 최고 논객. 유시민

 


유시민 / 정당인, 전 국회의원

출생
1959년 07월 28일, 경북 경주시
소속
국민참여당, 대표
학력
마인츠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경력
201103국민참여당 대표
201009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 원장
주요작
국가란 무엇인가, 거꾸로 읽는 만화세계사. 4, 내 머리로 생각하는 역사 이야기, 일본 문화 이야기

 

 유시민은 대한민국 정치인 중 가장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인물입니다. 그렇지만 지지층과 반대층, 반대 정당의 정치인들까지 모두 인정하는 사실이 있는데 그가 엄청난 달변가이자 집필가라는 점입니다. 그에 걸맞게 많은 책들을 저술한 바 있는데 이번 책의 제목은 '국가란 무엇인가'입니다. 대한민국을 한번 뒤엎었던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 이후에 나온 책이어서 그런지 따라한 느낌도 얼핏 들었지요. (☞ 정의란 무엇인가 보러가기)

 

이번에는 국가다

 정의란 무엇인가와 이 책은 흡사하고 겹치는 부분이 매우 많습니다. 과거 철학자들로부터 마이클 샌델은 정의를, 유시민은 국가를 찾으려 했습니다. 마이클 샌델 교수가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공동선과 그 논리를 통한 사회 전반의 논란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면 유시민은 정치인의 입장에서 본인과 진보의 입장의 정당성, 본인의 국가론, 그 국가론의 정당성을 정리 했다 할 수 있습니다. 그 논리가 옳던 그르던 정치인으로서 본인의 국가관을 명확히 하고 대중과 소통하기 위한 저술활동은 매우 훌륭한 일입니다.

 

착취당하는 고통과 착취당하지 못하는 고통

 이 책의 3분의 1 가량은 진보=좌파=빨갱이 라는 공식을 깨어 버리는데 할애 되고 있습니다. 아직도 마르크스라고 하면 빨갱이들의 아버지 쯤으로 보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본인의 국가관을 전개하기 위해 긴 부연설명이 필요했나 봅니다. 그 마르크스 주의를 설명하면서 나온 표현이 바로 저 착취당하는 고통과 착취당하지 못하는 고통이라는 말입니다. 섬뜩하면서,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 표현입니다. 자본주의가 극한으로 발전한 이 사회에서 정규직이던 비정규직이던 모든 노동자는 크고 작은 고통을 수반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첫번째 질문: 국가란 무엇인가?

 이 책의 제목과 같은 국가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이 책의 첫번째 주제입니다. 그렇지만 제목과는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제목에서의 국가는 저자인 유시민이 생각하는 국가이고 이 질문의 국가는 원론적 의미의 국가입니다. 국가는 보는 관점에 따라 4가지로 구분이 되는데 국가주의, 자유주의, 마르크스주의, 목적론적 국가 4가지입니다. 국가주의는 이념형 보수가 바라보는 국가입니다. 전체주의로 흐르게 되는 국가이며 국가가 개인에 우선하는 국가입니다. 자유주의는 현재의 대한민국과 흡사합니다. 시장형 보수주의자들의 주장이며 개인의 자유를 가장 중요시 하는데 있습니다. 세번째는 진보주의자의 마르크스주의입니다. 마르크스주의자는 기본적으로 국가 자체를 혁명의 대상으로 보고 있으며 한번에 근본적인 변화를 하려는 사람들입니다. 현실에서 이는 이상론에 불과하며 존재 할 수 없는 국가론입니다. 마지막의 국가론이 바로 유시민이 지향하는 국가론의 바탕이 되는 고대 그리스의 목적론적 국가론입니다. 목적론적 국가의 국가는 국가 자체의 생성 목적을 가지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존재하는 단체가 됩니다. 그 목적을 어떤것으로 하느냐가 이 책의 핵심입니다. 

 

두번째 질문: 누가 다스려야 하는가?

 유시민은 두번째 질문 자체를 오류라고 하고 있습니다. 누가 다스려야 하는지가 아닌 누가 다스리더라도 문제가 없을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질문이 질문이니만큼 명확한 인물론을 펼치진 않지만 국가론과 선호하는 리더십 스타일은 관계가 있다는 정도로 마무리 합니다.

 

세번째 질문: 애국심은 고귀한가?

  한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의문을 최근 마이클 샌델과 유시민에 의해 두번이나 생각하게 됩니다. 애국심은 사랑의 감정이지만 배타적인 사랑이라고 유시민은 말합니다. 애국심은 내가 속한 국가와 대립하는 국가가 존재할 때 해당국가에 대한 반감이 작용하는 감정이라 할 수 있고 저도 이 견해에 동의 합니다. 전 세계가 하나가 된다면 애국이란 말 자체가 사라질 테니까요. 극단적인 애국을 강요했던 피히테와 애국심은 사악한 감정이라고 했던 톨스토이의 견해를 비교하면서 애국심을 최종적으로 "국가라는 하나의 공동체에 함께 귀속되어 훌륭한 삶을 영위하여 공동의 선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라 표현했습니다. 여기서도 마이클 샌델이 주장했던 공동선의 개념이 나옵니다.

 

네번째 질문: 어떻게 국가를 바꿀 것인가.

  국가는 변해야 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국가라 하더라도 국가는 변화 해야 하며 특히 앞에서 이야기 했던 공동의 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바뀌어야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빠꾸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유시민은 두가지의 길을 제시합니다. 폭력을 사용하더라도 근원부터 바꾸는 혁명과 점진적으로 변화시키는 개량의 길이 그것입니다. 먼저 혁명이 일어나는 데에는 조건이 필요한데 첫째, 사회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어가고 있고 민중이 이를 알아야 합니다. 두번째, 민중이 위정자에게 문제해결 능력이 없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세번째는 앞의 두가지 조건이 충족된 상태에서 폭력을 제외한 모든 수단이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질 때 혁명은 일어납니다. 혁명은 사회를 일거에 변화 시킬 수 있지만 그 결과에 있어서는 의문입니다. 프랑스 혁명은 결국 왕정복고로 귀결 되었고, 러시아는 스탈린의 독재를 낳았으며 중국의 경우는 혁명이 지향했던 바와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또한 혁명의 과정에서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당연한 판단이지만 점진적 개선이 국가를 바꾸는 길이라고 보았습니다. 이런 점진적 개선의 방법은 카를 포퍼의 주장을 차용했는데 '민주적 간섭주의'가 바로 그것입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는 물리적 폭력 뿐 아니라 경제적인 폭력에서도 자유로와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런 견해는 진보적이라고 하는 모든 이들의 주장에 나오며 장하준 교수의 저서들에도 늘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폭력에서 국민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법률과 제도, 시스템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렇게 모두를 자유롭게 하는 법률과 제도 개선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뀌기 싫어하는 인간의 본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변화는 좋은 방향이건 나쁜방향이건 불편함이 따르게 마련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화를 싫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풍요로운 사람들은 오늘의 상황에 불만이 없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내일을 생각항 여유가 없기 대문에 보수적이 되는 것입니다. 진보가 곧 변화를 의미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사회는 더욱 변화를 더디게 만듭니다.

 

다섯번째 질문: 진보정치란 무엇이며 국가를 어떻게 바꾸려 하는가.

 이 질문에 유시민은 국가가 선을 행하게 하려는 활동이라 정의했습니다. 직접 국가를 운영하거나 국가운영에 영향을 주어서 국가로 하여금 선을 행하게 하는 것. 이것이 진보정치의 목표입니다. 국가가 선을 행하게 한다는 것은 거꾸로 국가의 목적이 선임을 명확히 한다는 점에서 첫번째 질문의 목적론적 사고와 부합합니다. 

 

※ 보론- 복지국가

 유시민은 진보정치의 목표를 설명하면서 별도의 복지국가론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진보가 표방하는 복지국가론과 다를바가 없는데 평소에 그냥 지나쳤던 표현이 있습니다. 바로 수급권자라는 표현입니다. 우리나라의 복지정책에서 수혜자를 가르키는 용어는 수급자가 아닌 수급권자입니다. 수급권자라는 표현은 단순히 국가로부터 혜택을 받는 것이 아니라 받을 권리가 있다는 표현으로 기초생활 보장 수급권자는 권리가 있는 국민이었던 것입니다.

 복지 문제하면 작년 최대 화두였던 무료급식 문제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유시민은 '보편적 학교급식 서비스를 부자 급식이라 비난 하는 것은 세금을 많이 내게 되는 것을 공동체에 대한 기여가 아닌 사회적 징벌대상으로 폄하하는 행위'라 견해를 밝힙니다. 이 견해가 그동안 급식에 대해 나온 여러가지 주장 중 가장 올바른 주장이라 생각합니다.

 

여섯번째 질문: 진보정치가 요구하는 선은 무엇인가? 

 국가의 선은 개인의 선과 다릅니다. 개인이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은 선이지만 국가가 자국민은 내버려둔채 해외 원조만 하는 것은 선이라 할 수 없습니다. 개인에게는 이타성이 최고의 도덕적 이상이지만 국가의 도덕적 이상은 정의실현입니다. 여기서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던져준 화두가 2010년 대한민국 진보정치의 화두와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진보자유주의자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자유와 평등이 대립디는 가치이지만 이를 균형있게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정의입니다. 시장자유는 정의롭지 않습니다. 동등한 참여, 공정한 규칙, 자유롭고 독립적인 주체간의 경쟁, 패배한 주체의 재도전, 이것들이 진보자유주의자가 지향하는 바이고 그들이 바라보는 국가의 선입니다.

 

마지막 질문: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도덕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임과 동시에 유시민의 정치적 다짐이라 해도 좋을 듯 합니다.  임마누엘 칸트가 주장한 도덕법-정언명령-이 일반인이 행할 수 있는 최대한의 도덕이라면 정치인은 한가지가 더 추가 됩니다. 정치인은 결과를 인식해야 하며 정치라는 행위 자체가 폭력성향을 가지고 있는 국가라는 존재를 수단으로 삼는 행위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개인적 도덕가치보다 상위에 책임윤리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책임윤리가 결여될때 한국전쟁 같은 비극이 찾아오는 것이라 설명합니다.

 

유시민의 진보는 받아들여질까

 이 질문을 끝으로 유시민은 이 책임윤리를 위해 개인적인 신념이 더 강한 진보가 뭉쳐야 한다는 연합정치론으로 책을 맺습니다. 진보의 힘은 순수가 아닌 섞임에서 나오며 진보정당이 연합정치로 대중의 믿음을 얻고 국가가 선을 행할 수 있도록 하자 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요지입니다. 이 책이 나온 직후 4.27 재보선이 있었고 유시민은 이 책에서처럼 야권대연합으로 선거에 임했습니다. 그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적어도 본인이 가지고 있는 신념과 행동은 존경 받을만 한 정치인이라 생각 됩니다.

 

 


국가란 무엇인가

저자
유시민 지음
출판사
돌베개 | 2011-04-18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정의로운 국가를 위한 길 찾기!어느 진보주의자의 국가론『국가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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