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일-조선왕 독살사건
섹시해 보이는 역사책
이덕일은 국내 사학자 중 가장 다양한 활동을 하는 분입니다. 딱딱하고 어려운 역사를 쉽게 전달하는데 일가견이 있으신분 같습니다. 이분이 나름의 인기를 구축하고 있는데에는 역사에 대한 깊은 식견도 있겠지만 야사들과 비화들을 적절히 섞는 재주와 흔히 말하는 제목을 잘 뽑는(?) 능력도 고루 겸비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조선왕 독살사건>의 원본인 <누가 왕을 죽였는가>도 그렇고 <사도세자의 고백> 같은 제목들도 섹시한 제목중의 하나인 것 같습니다.
이덕일 / 소설가
- 출생
- 1961년 10월 07일, 충남 아산시
- 소속
-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
- 학력
- 숭실대학교 대학원
- 경력
- 2001년한국아나키즘학회 학술이사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 수상
- 2009년 조만식숭실언론인상
- 주요작
- 조선 왕을 말하다. 2, 조선 왕을 말하다(30주년 특별도서), 조선 왕을 말하다, 김종서와 조선의 눈물
그런 것들이 결코 학자로서 권위가 낮아지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좋은 면이라고 생각 됩니다. 어렵게 연구한 성과물들을 대중들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다면 정말 훌륭한 지식인이 아닐까 생각 됩니다.
누가 왕을 죽였는가
앞 단에서 얘기 했듯이 이 책의 원본은 <누가 왕을 죽였는가> 입니다. 푸른 역사란 곳에서 출판했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개정판이라는 이름으로 <조선왕 독살사건>으로 껍데기를 바꾼채 재 출판 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두 책을 비교해 보았을때 사진을 제외하고는 토씨하나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누가 왕을 죽였는가
어찌 되었건 이 책은 암살설이 존재하는 8명의 왕과 세자 이야기를 중심으로 조선시대의 역사를 재미있게 전달하는데 성공했다고 보여집니다. 고등학교 때 이후 사극 드라마 외에는 들어본 적 없던 이야기 들을 암살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에 녹여냈는데 암살설의 진위 여부 보다는 '왜 암살이라는 의혹이 제기 되는가' 라는 질문과 함께 당시의 역사를 정사와 야사를 적절히 섞었습니다.
그중 가장 재미있었던 현종편의 예를 들자면 우리가 말도 안되는 당파싸움으로 알고 있었던 예송논쟁이 실제로는 임금과 신하간의 엄청난 정치권력 싸움이었다는 사실은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예송논쟁은 현종의 아버지인 효종이 죽었을때 효종의 모후가 상복을 몇년간 입는가 하는 문제로 출발했습니다. 쓸데 없는 싸움 갔지만 1년을 입는 것과 3년을 입을 것인가 하는 데에는 서자인 효종의 정통성 문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왕조국가인 조선으로서는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였던 것입니다. 그 것은 왕권을 강화하려는 임금과 조선은 사대부의 국가라는 신하 간의 권력 싸움도 얽혀있었단 이야기 전개는 흥미로울 수 밖에 없지요.
7명의 왕, 1명의 세자
대윤과 소윤, 사림과 사대부 사이에서 최초로 암살설이 제기된 인종, 임진왜란을 지내면서 나약한 임금의 대표격인 선조와 광해군 이야기, 삼전도의 치욕을 겪은 소현세자, 북벌을 꿈꿨던 효종과 예송논쟁으로 15년을 허비했다 알려진 현종, 장희빈의 아들 경종과 금등지사 정조와 마지막 황제 고종까지 무려 8명이나 됩니다.
동이에서 장희빈의 아들인 경종은 병약하여 일찍 죽은것으로 그려졌지만
동이의 아들인 영조를 세우기 위해 암살당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조선 시대 27명의 임금중 8명이나 암살설이 있었던 이유를 작가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500년이라는 세계적으로도 유래없이 긴 왕권이 유지 되었으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이미 망했어야 했다는 겁니다.
망했어야 할 왕권이 비정상적으로 유지되면서 신하들이 오히려 권력을 쥐는 기이한 형태의 왕조가 유지됐고 이 상태로 300년을 더 지탱했으니 왕위 쟁탈전이 벌어질 수 밖에 없었으며 이 때문에 독살설이 계속 제기 되었다는 주장인데 설득력이 있습니다.
소설을 읽듯이 읽으며 숨겨진 역사를 알 수 있는 즐거움
소설은 아니지만 조선시대의 이야기들은 늘 재미있습니다. 거기에 독살이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쉽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그렇지만 작가인 이덕일 씨가 너무 많은 가설과 과장, 추측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 역사가 왜곡되게 전달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정병설 교수의 이덕일 비판) 너무 국수적이라는 의견도 있는 만큼 무조건 옳다는 느낌이 아니라 이런 시각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소설을 읽듯이 읽는다면 좋을 책입니다.
조선 왕 독살사건
PS. 방금 <조선왕 독살사건>을 검색했더니 2009년에 1,2권으로 같은 출판사에서 출판된 적이 있습니다.
내용이 2005년에 발행된 단행본과 같은지는 확인 못했습니다. <누가 왕을 죽였을까>도 똑같은 내용이니 이것도 더 팔기 위해 나누어서 재발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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