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방문한 산은 도봉산. 최정상은 자운봉으로 739m지만 자운봉에는 특별한 장비 없이는 오를 수 없고 바로 옆 신선대(해발 725m)까지만 오를 수 있습니다. 7호선 도봉산역에서 내리면(도봉역 아님) 수많은 등산객들이 산을 향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도봉산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도봉산 아래쪽에는 그 어떤 산보다 번화한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데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도봉산은 세계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사람이 있는 산으로 기네스에 등재된 적도 있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많은 먹거리가 등산객을 끌어모으는 것은 아닌지.. 시장이 먼저냐 산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사람이 많이 찾는 산이라서인지.. 여기저기 갈래길이 많아서인지 유독 도봉산은 안내판이 곳곳에 많이 있습니다.
그정도가 아니라 입구에서는 아예 복사한 등산 탐방로 지도를 나눠주기까지 합니다. 이래저래 친절한 탐방센터 덕택에 초행산을 잘도 다녀왔습니다. (이 탐방로 지도는 주머니에서 빨아졌음에도 번지지 않고 버텨준걸 보니 고급 복사기를 썼나봐요^^)
화창한 날씨에 좋아라 하는 와이프..
이때만 해도 어떤일이 벌어질지 알지 못했습니다.
저희가 택한 코스는 도봉탐방지원센터 - 석굴암 - 자운봉(신선대)입니다. 내려오는 코스는 역순으로 내려오다 중간에 마당바위쪽으로 빠지는 코스를 택했는데 왕복 세시간 정도 소요됐습니다.
산 밑에서 바라다본 자운봉..
도봉산의 매력은 이렇게 아래부터 목표점을 정확히 볼수 있다는 점입니다.
거꾸로 얘기하면 급경사라는 얘기인데 너무 나중에 알아버렸지요..
낮에는 햇빛에 가열되고 밤에는 온도가 급격히 하강해 껍질이 벗겨져 재미있는 모습을 한 바위
이 바위의 이름은 인절미 바위입니다.
석굴암까지 올라가면 절반쯤 온셈입니다. 석굴암에 들러보고 싶었으나 사람도 많고 힘도 든 관계로 패스~~ 참고로 일요일 12시부터 2시 사이에는 공짜 국수도 준대요~~
석굴암을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깔딱고개 인데 이곳은 깔딱고개가 아니라 ㄲ~~~~~ㅏ~~~~ㄹ~~~~따아~~~악 고개 정도로 불러야 할 정도로 급한경사가 오래도록 이뤄집니다. 아니, 정상까지 계속됩니다.
어느덧 정상입니다.
정상은 앞서 말했듯이 자운봉이지만 오를 수 없는 관계로 옆 신선대로 올라야 합니다. 신선대는 어느덧 초만원.. 길이 좁아서 한줄로 올라야 하는데 어디든 그렇듯이 새치기 하는 사람들로 더욱 혼잡합니다. 또 왜인지 중국인들도 꽤 있더군요..이분들의 경우에 관광을 와서인지 사진을 계속 찍는 바람에 줄이 많이 늘어졌습니다.
위 사진처럼 가파른 계단이 이어지는데 나중에 이곳을 내려오다가 너무 힘을 준 와이프... 그만 허벅지 근육이 놀라서 아직도 끙끙대고 있네요..^^
자운봉의 모습과 건너쪽의 경치..
날씨가 기가막히게 좋았는지라 어디서 찍어도 그림이네요 ^^
도봉산은 가파른 바위산인만큼 주변이 탁 트여 어떤 산 보다도 하늘에 맞닿은 느낌을 받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해발을 표시하는 표석(?)이 없어 기념 사진을 못찍었다는 정도? 하긴 그 표석이 있다면 사람은 배로 밀리겠지요..
하늘옆에서... 날씨 기막히다 ^^&
오른쪽은 내려오다 마당바위에서 찍은 사진~~
산을 좋아하는 대신 가파른 바위를 무서워하는 와이프는 조금 안쪽에서 촬영!!
신선대에서는 식사 할 곳이 없어서 조금 내려와서 식사 했습니다.
조금 혼잡한 틈바구니에서 간신히 구석을 찾아서 먹었는데요, 내려오다보니 마당바위나 그 인근에는 넓고 조용한 공터가 많이 있더라구요.. 조금만 참았다 여기까지 내려와서 먹으면 좋을 듯 합니다.
이곳이 마당바위.. 넓은 바위가 공터처럼 있습니다.
얍!! 하산중! @@
하산하는 길은 상당히 길게 느껴졌습니다. 가파른만큼 하산길도 가파르고 또 바위가 많아 미끄러워 두배로 힘이 듭니다.
내려오다 보면 계곡 인근에 글이 새겨진 바위를 찾을 수 있는데 '고산양지'라는 글씨가 씌어져 있습니다.
1700년 경에 김수증이라는 분이 조광조의 학덕을 사모해 쓴 글씨로 높은 산처럼 우러러 사모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시경에 나오는 말이라 하는데 유명한 사람이 쓴 좋은 말일 뿐 사실 낙서처럼 느껴졌습니다.
재밌는 것은 맨 아래 글자가 물에 잠겨 안보여 갈수기에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산 아래까지 내려오자 출발할때 보았던 수많은 가게들이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생전 이런거 먹자 안하던 와이프도 간단히 먹고 가자고 하더군요.. 해서 국순당에서 직접 운영한다는 우리술상이라는 가게를 찾았습니다. 깔끔하고 직원들도 친절했지만 맛도 그냥 저냥 하고, 더 아래쪽에 있는 가게들에 비해 이렇다할 특징이 없었습니다.
밑에 있는 가게들은 전어에 메추리에 별거별거 다 있던데 ㅜㅜ
그래도 등산후에 편하게 식사 할 수 있는 곳이 많아 한번쯤 다시 찾고 싶은 산행이었습니다. (북한산 아래쪽은 좀 부담스러운 면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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