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마다 이런저런 박물관들을 만들고 있고 그중 대다수는 볼거리 없는 이름만 박물관인 곳이 태반입니다.
그렇지만 태백의 석탄박물관은 97년에 건립되어 꽤 지났음에도 전시의 질이나 양이 매우 수준이 높습니다.
이곳을 가는 길은 태백역에서 당골행 버스를 타면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습니다.
입장료는 2,000원이지만 태백산 입장하는 경우에는 무료가 됩니다. 쇠락의 길을 걷고있는 지역의 박물관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정도로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대학시절 강원랜드를 답사하다 들른 기억이 있는데 그때는 못봤던 것들이 이제 눈에 들어오네요..^^
전시관은 총 8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 전시관 들이 상당히 성의있게 꾸며 놓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보석류의 경우 익산의 보석전시관 보다도 훌륭하게 전시해 놓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과하거나 꾸미려 하는 것이 아니라 진솔하게 열심히 수집해서 전시한 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깔끔한 느낌의 전시장 내부 전경
너무 번잡하거나 복잡하지 않게 동선을 잘 짠듯합니다.
첫번째 전시관인 지질관에서는 광물 중에서도 희귀한 광물들을 통해 시대별 광물들을 알 수 있도록 해 놓았습니다.
석탄에대해 알려면 지질에 대한것은 필수겠지요?
개중에는 상당히 눈길을 끄는 화석들도 있었는데 원형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게 화석과 공룡알 화석이었습니다.
두번째 전시관은 우리나라 석탄과 탄광, 채굴의 역사관입니다.
우리나라의 석탄개발은 일제시대 우리나라를 수탈하기 위한 일본으로부터 최초 개발되어 수탈의 역사와 그 궤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태백의 슬픈 석탄사는 여기부터 시작됩니다.
당시 석탄생산에 대한 공문서와 임금지불대장
앞서 얘기 했듯이 이 박물관이 뛰어난건 성실함과 진솔함 때문입니다.
이렇게 별것 아닌 것 같은 문서들까지도 성실하게 수집하고 전시한 것.. 비교적 근대의 역사이기때문에 가능했겠지만 충분한 노력이 엿보입니다. 다른쪽에는 폐업한 탄광기업의 현판까지도 한데 모아 놓았더군요.
석탄을 고르는 장비와 캐는 장비들..
단순한 노동일 것 같은 광산일이지만 상당히 전문적인 장비들이 동원됐던 전문직종입니다.
석탄은 대부분 연탄으로서 사용되었었는데 위 사진들은 과거 공탄부터 구공탄까지 전시한 모습입니다. 현재 모양의 연탄은 1961년부터 사용되었고 그 전에는 제각각이었다고 하네요.
우수한 광부들이 많았던 이곳 태백에서는 일제시대 일본의 광산으로 끌려간 이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몇몇 사진들 속에서 벌거벗은 한국의 광부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들과 그의 가족들은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인생 막장이라는 말이 탄광의 맨 끝을 가리키는 막장에서 유래했을만큼 광부일은 3D중의 3D.
힘도 힘이지만 위험도에 있어서는 상상을 초월했었는데 그러다보니 점점 안전관리가 탄광기술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광산에서의 구조를 전문으로 하는 특수구호대가 생기기도 했었지요.
또 안전을 기원하는 각종 미신들도 나왔는데 위험을 업으로 하는 이들인 만큼 꼭 지켜야 할 사항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무사 귀환을 빌기 위해 신발을 정리할때는 꼭 안쪽을 향해 놓는 것 처럼 말이죠.
3층에서 갱도 체험을 할 수 있는 8관까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이 엘리베이터의 계기판은 지하 900층까지 표시되는 작은 이벤트가 있습니다. 갱도 체험관은 디오라마 인형을 비롯해 무너지는 탄광 등등이 있어 고심한 흔적이 곳곳에 나타납니다.
태백을 방문한다면 꼭 들를 것을 추천하는 곳입니다.
덧붙임.
이번 방문했을 때 태백에는 곳곳에 정부를 비판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는 등 흉흉한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태백산이라는 좋은 자원과 함께 탄광사택촌 등이 성공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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