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편부터 상당히 기대가 됐던 영화입니다.
환경은 별반 달라진바가 없지만 시간이 곧 돈이라는 설정은 신선하기도 하고 예고편에서 보여줬던 화려했던 미래의 모습은 시선을 확~ 잡아 끌기에 충분했지요.
그러나 이럴수가..
예고편이 전부인 낚시 영화였던 것입니다.
기가막힌 소재를 찾아 낸 것까지는 유레카~ 스러운 발견이었지만 그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데에는 최악이 되어 버렸습니다.
고작 남의 시간을 뺐는 시간 강도와 팔씨름의 변형 형태인 시간 파이트, 높은 인플레와 빈부를 각각 상징하는 마을정도가 볼 수 있는 전부입니다. 줄거리의 전개 또한 뜬금없기는 <라스트 갓파더> 저리가라네요.. 어수선하게 벌리기만 하고 수습은 안될 뿐더러, 이야기와 이야기의 이음새는 꼭 구두에 흰양말 신은것처럼 어색하기 그지 없습니다.
어느 미래, 인간은 드디어 의술의 발달로 죽음과 노화를 정복합니다. 모든 인간이 죽지 않는다면 한정된 지구의 자원은 거덜날 것...
인간들은 모두 태어날때부터 1년씩의 시간을 부여받고 그 시계는 25살이 되는 해에 작동을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모든 인간은 일을 해서 돈 대신 시간을 벌어 나갑니다. 물론 화폐 역시 이 시간으로 대체 되지요.
커피는 3분, 버스는 두시간,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렇지만 모든 화폐(시간을 포함해서 어떤 것이라도)의 유통은 가진자와 그렇지 못한자를 나누고, 이 영화의 시점은 이미 갈때까지 간 상황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100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을 가진 자가 나타나서 건달들에게 시간을 뺏길 위기에 처합니다. 빈민가에서 하루하루 시간을 벌어 사는 28살 청년 윌 살라스는 이를 구해주고 답례인지 왜인지 100년이라는 시간을 물려받습니다. 그후 이 남자는 자살을 택하지요.. 이 영화의 엉성함. 첫번째입니다. 영화가 끝나도 이 남자의 정체와 의도는 어디에도 나오지 않습니다.100년의 시간을 줄뿐 아니라 이 세계의 비밀에 대해 얘기해주는 중요한 인물임에도 그냥 넘어간겁니다... 삼류 무협지에서 어느날 갑자기 100년 내공의 무공을 물려받듯이 말이죠..
그 시간을 물려받은 윌은 어머니가 죽자, 부촌인 뉴 그리니치로 향합니다. 이 이동장면에 재미있는 신이 있었는데 이동할때 10여개의 톨게이트를 지나야 하고 거의 10년에 가까운 시간을 지불하고나서야 뉴 그리니치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이 세계는 빈부격차를 넘어 두개의 세계가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부촌에서 아리따운 은행장의 딸 실비아를 만나고 사랑에 빠지지만 그를 뒤쫒아온 타임키퍼(일종의 경찰)의 추격을 피해 실비아를 인질 삼아 그리니치를 탈출합니다. 시간은 모두 빼앗긴채 말이지요.. 어찌어찌해서 이 둘은 시간을 훔쳐 가난한 이들에게 돌려주는 시간의적이 되고 또 자동차 추격, 지붕타넘기, 베드신 직전의 탈출 등등 구태의연한 장면 몇몇을 연출하고는 시간을 모두 가난한 이들에게 돌려 주는데 성공합니다.
영화는 각각의장면을 다른 감독들이 찍은 후에 하나로 합친 것처럼 이음새가 헐겁고, 비약이 너무 심합니다.
어머니를 죽음에 몰아넣은 시스템에 복수하기 위해 뉴 그리니치에 입성하자마자 들른곳은 카지노.. 너무나 허술한 추격자들 - 이렇게 발달한 시대에 고작 4명만이 추격을.. - 부자라고 해도 별거 없어 보이고, 세계 최고의 갑부인 은행장의 경호는 너무나 허술하고..
정말 조악하다는 느낌만을 받고는 말았습니다. 또 미래 모습을 다이나믹하게 보여주는데에도 실패했다는 느낌입니다.
다만 아만다의 뇌쇄적인 모습은 이 영화의 유일한 구원이랄까요..
아만다에게서 약간 서우 냄새를 맡는건 저뿐일가요?
덧붙임: 사실 돈을 시간으로 치환한다는 아이디어는 <시간을 파는 남자>라는 책에서 한번 나온 아이디어이며 사실 이 개념은 어찌보면 정확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 모두는 시간을 들여서 일을 하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돈을 받고 있으니, 시간 그 자체가 화폐가 될 수 있다는 것은 기술이 무한히 발전한다는 가정하에 아주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 경우 무한한 시간 보다는 자원에 대한 싸움이 더 치열해 지는 것이 예측가능한 미래입니다. 넘쳐나는 시간이 아니라요..
인 타임 (2011)
In Time
7.5
- 감독
- 앤드류 니콜
- 출연
- 아만다 사이프리드, 저스틴 팀버레이크, 킬리언 머피, 올리비아 와일드, 알렉스 페티퍼
- 정보
- SF, 액션, 스릴러 | 미국 | 109 분 | 2011-10-27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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