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번을 벼르다 드디어 도착한 신륵사..
대부분의 사찰이 산속에 있는 반면, 이곳 신륵사는 아름다운 남한강가에 위치해 있어 영화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신륵사는 신라때 원효대사가 창설했다는 설이 있으나 정확하지는 않고 고려 말 나옹화상이라는 분이 이곳에서 입적을 하면서 유명한 사찰이 되었다고 합니다.
오랜 세월때문에 문화재가 많아서인지 입장할 때 2,000원을 내야 하는데 별도 예약 후에 템플스테이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들어가자 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건 바로 강변 바로 옆에 위치한 <강월헌>입니다. 강변 정자가 사극에서 임금이 풍류를 즐기는 정자 같이 보입니다. 오리지날 강월헌은 72년 홍수로 떠내려가고 지금의 정자를 74년에 재건축했기 때문에 편안히 올라가서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강월헌은 원래 <나옹화상>의 화장터인데 나옹화상의 다비가 바로 옆에 붙어 있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신륵사 삼층석탑>!
이것 역시 고려시대에 세워졌다 하는데 최상단부가 현재 유실상태라고 합니다.
이렇게 삼층석탑과 다비가 한데 어우러진 강변의 모습은 흐린날씨에 찾았음에도 가슴이 확 트이는 절경중의 절경이었습니다.
<강월헌>의 뒤편으로 조금 오르면 높은 전탑이 보입니다. 바로 <신륵사 다층전탑>인데 굉장히 귀한 보물입니다.
일단 전탑이라는 뜻은 벽돌 등으로 구웠다는 뜻인데 위 사진을 보면 담벼락을 쌓듯이 구운 벽돌로 쌓아 올렸음을 알 수 있겠지요?
고려시대때 세워진 것으로 추정만 할 뿐인데 현재 전국에 이러한 전탑은 거의 남아 있지 않고 안동지방에만 겨우 몇기 있다고 합니다.
상단에 영조2년에 고쳐세웠다는 기록이 남아있어 원래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것으로 추정만 할 뿐입니다.
어찌 됐건 이 벽 같이 생긴 탑때문에 신륵사를 <벽절>이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전탑을 뒤로 보고 조금더 안쪽으로 이동하면 또 하나의 중요한 문화재가 나옵니다. 군데 군데 금가고 깨진 것이 많은 사연을 간직하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석비인데, 추가적인 훼손을 막기 위해 전각으로 둘러쌓여져 있습니다. 예전에 신륵사에는 불경을 보관하는 대장각이 있었는데 이때 대장각을 지은 이가 고려후기의 유명한 문장가 목은 이색 선생입니다. 이에 대한 기록을 비로 남긴 것으로 귀중한 유산중 하나입니다.
신륵사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나무들이 많이 있습니다. 크기만 보더라도 어마어마한데 대부분이 500년 이상된 나무들로 참나무, 향나무, 은행나무 등이 사찰 곳곳에 뿌리를 박고 있습니다. 이 은행나무는 앞서 얘기한 <나옹선사>가 땅에 꽂은 지팡이가 자라 되었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습니다. 갈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두개의 나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아쉽게도 신륵사의 메인이 되는 극락보전은 공사중이 었습니다. 이번 이천-여주 여행은 온통 공사판이네요. 지난번 파사산성을 비롯해 다음번에 포스팅할 세종대왕릉까지.. 흠... 너무나 한꺼번에 공사하는 것도 이시기에 찾는 이들에겐 불쾌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아무튼 이 극락보전도 중요한 경기도 문화재이지만 그 앞에 있는 이 <다층석탑>이야말로 우리나라의 보물 225호로 매우 중요한 문화재입니다. 조선 초기 탑중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하는데 1472년에 건립되었다고 하니 그 역사에 기가 팍~ 죽습니다.
설명에는 하대석의 연꽃모양, 중대석의 파도문양, 모서리의 꽃문양 등이 새겨져 있는 것이 포인트라 했는데 공사중이어서 잘 보이지가 않네요.. 그래도 최대한 선명히 보니 파도문양은 보입니다.
보물은 여기에서 끝이 아닙니다. <나옹화상>의 영정을 모시고 있는 조사당입니다. 이성계와 함께 조선건국에 기여했던 무학대사의 상도 이곳에 함께 모셔져 있답니다. 이 조사당 역시 보물 180호~~!
조사당 뒤편으로 오르막 계단을 오르면 보물 삼종세트가 나란히 방문객을 맞습니다. 이렇게 보물이 한자리에 모여있는것도 대단하지만 그 보존상태 역시 매우 훌륭합니다. <보제존자 석종부도>, <석등>, <보제존자 석종비>가 그 주인공들인데 줄여서 석종, 석등, 석비로 부르겠습니다. 각각 보물 228호, 229호, 231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석종에는 <나옹선사>의 사리가 보관되어 있고 석등은 어두운 마음을 밝혀 준다는 의미가 있으며 석종을 더 아름답게 하는 공양구라 합니다. 석비에 이러한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지요. 이 비문 역시 앞서 얘기했던 고려의 문장가 목은 이색이 썼습니다.
다시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이번에는 조금 작은 탑 두개가 앞뒤로 세워져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동그란 것이 <원구형석조부도>이고 다른쪽이 <팔각원당형석조부도>입니다. 부도라는 것은 스님의 사리를 넣은 탑이라는 뜻인데 어느 스님의 사리인지는 모르나 두개의 사리가 이곳에 남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신륵사의 전경입니다.
조금더 일찍 왔더라면 단풍이 날리는 절경을 볼수 있었을텐데 너무 아쉽습니다.
신륵사는 그 명성만큼이나 볼거리가 많은 사찰입니다.
사전에 조금이라도 공부(?)를 해간다면 훨씬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여주에 올 일이 있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지만 아는만큼 보인다고 사전에 조금이라도 알아본 후에 들르는 것을 권합니다.
단순히 경치만 보고 좋구나~ 하는 것보다 훨씬 즐거운 여행이 될테니까요..
이번주 마니산에 오를 예정인데 오르기 전 조금이라도 공부를 해야겠습니다.
덧붙임..
나오는 길에 본 재미있는 구조물 들 .. 여주가 도자기로 유명한건 다들 아시죠? 도자기를 상징하는 캐릭터워 화장실입니다.
도자기로 만든 말.. 저래 보여도 나름대로 대회 같은 곳에서 수상한 <작품>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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