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0년 프랑스인인 사비에르 드 메스트르는 <나의 침실여행>이라는 독특한 여행기를 펴냈습니다. 말 그대로 늘 보아오던 자신의 집을 여행자의 입장이 되어 낮선 시각으로 바라보는 독특한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여행의 대가 빌 브라이슨이 이처럼 본인의 집을 여행한 책입니다.
빌 브라이슨이 구입한 영국의 한 오래된 목사관에서 독특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소금과 후추를 바라보다 왜 하필 수많은 향신료 중에 소금과 후추만이 식탁에 올라가 있는걸까? 하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때부터 이 목사관을 둘러 보면서 2층은 언제부터 생겼는지, 화장실은 언제부터, 왜 생겼는지 등에 대해 자세하고 치밀하게 연구합니다.
이 목사관은 고택인 만큼 우리가 사는 집과는 달리 식당, 부억, 식료품실 등 수많은 역할을 가진 방들이 있어 빌 브라이슨은 각 방에서 그것에 대한 역사나 연관있는 것에 대한 역사를 이야기 합니다. 예를 들면 부엌에서 빵과 식료품 저장의 역사, 얼음의 발견과 그것이 우리의 삶에 미친 영향 등을 이야기 하는 식이지요. 이전의 저서인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때처럼 오랜 역사를 다루지는 않습니다. 인간이 그나마 인간다운 집이라는 개념하에서 살기 시작 한것은 채 400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범주 안에서 유럽과 미국의 시각을 중심으로 역사를 기술해 나갑니다.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는 서랍의 개념이 나온것도 1600년대라고 하니 현대인의 시각으로는 아무리 고민해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각 방에서 빌 브라이슨은 식사, 의복, 유리, 조명, 전화, 위생, 질병, 노예제도, 과학, 세금, 교육 등 놀라울만큼 많은 분야에 대해 더 놀라울만큼 박학다식한 지식을 풀어 놓습니다. (특히 글을 풀어내는 솜씨를 읽다보면 단순하게 자료 수집능력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분석하고 풀어내는 능력이 엄청나지요.)
거기에 <거의 모든 것의 역사>보다 훨씬 특유의 유머가 많이 들어간 문장들은 이 두꺼운 책에 완전히 빠져들게 만들지요..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빌 브라이슨 아저씨의 작품으로 반드시 읽어볼것을 추천하는 책입니다...
Ps. 이 양반 한국 안오나요?
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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