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삼매경

<아티스트> 21세기에 만들어진 무성 흑백영화... 근데 이 반응은 쫌 오바인 듯.

슬슬살살 2012. 3. 2. 15:24

무성영화로 만들어져 더 화제가 되었고, 연일 계속되는 각 매체들의 극찬에 기대가 많았습니다.

또, 무성흑백영화를 본적이 없는지라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꺼라 내심 설레기까지 했었지요.

 

예상처럼 새로움을 보여 주는 것에는 성공한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때가 아니면 언제 흑백가득한 화면을 극장에서 볼까요.

그렇지만 생각했던것 보다 단조로운 내용과 전개로 주변에서 극찬했던 것만큼의 감동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는 시대에 몰락해가는 무성영화 스타와 유성영화 스타간의 사랑을 그려내고 마지막에 함께 영화를 만든다는 내용은 요즘의 자극적인 영화에 익숙해져 있는 저에게는 그저 지나가는 영화였습니다.

 

그렇지만 이 영화의 볼거리는 정작 다른데 있었으니, 유성영화라면 보기 어려웠을 배우들의 무성연기들입니다. 목소리가 있건 없건 연기가 크게 다르겠느냐 하겠지만 얼굴표정 하나로 연기해야 하는 무성연기는 엄청나게 다양한 표정들을 지어내어야 하며 그 표정들은 또다른 재미를 주었지요. 

 

주인공, 장 뒤자르뎅의 저 웃음은 정말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것 같아요.

 

또 강아지의 연기도 중간 중간 귀여움과 웃음을 짓게 해 줬습니다.(이 개는 이번 아카데미에서 독립좌석을 부여받는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솔직히 헐리우드에서 연기하는 동물중에 이보다 못한 동물이 있던가요? 수많은 동물캐릭터들이 등장해 왔고 하나같이 '어쩜 저렇게 할 수 있지?'라는 의문을 줄 정도로 뛰어난 연기와 재롱을 부리는 동물들을 많이 보다보니 아티스트의 개 역시 그다지 특별해 보이지는 않았는데, 다른이들 눈에는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영화의 전개 역시 특별한 사건사고 없이 한 시대의 변화를 겪는 남자배우의 좌절과 몰락, 재기를 다루는 극히 2차원적인 전개로 특별한 재미를 주었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영화에 비해 분위기가 더 호들갑스럽게 느껴졌는데, 무식한(?) 저의 안목 때문이겠지요. 리뷰들을 보다보니 엄청난 폭풍감동을 느꼈다는 분들이 굉장히 많던데,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소외감을 심어준 영화입니다. (난 왠지 쫌 오바스러운데...흑. 난 감정이 메말라 버렸나바 ㅜㅜ)

 

PS. 저희 와이프는 도중에 자더군요. 역시 우리 눈에는 선지가 흩뿌려지거나 부수고 날라다니는게 진리인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