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예능 1박2일이 마지막으로 선택했던 그 곳. 종묘에 다녀 왔습니다.
경복궁을 비롯해 서울 시내의 고궁들은 몇번씩 방문했었는데, 종묘는 1박2일을 통해 처음 보았지요. 더불어 사극에서 말하는 종묘사직이 이 종묘와 사직단을 의미하는지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1. 들어가며..
지금 종묘 앞은 복원공사가 한창이라 주변환경이 그럴싸 하지는 못합니다. 종묘 앞에 있었던 옛 유적지를 다시 복원해 내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나 봐요.
길거리 박물관이라는 예쁜 이름도 붙어 있네요. 저 멀리 보이는 문이 종묘의 정문이라 할 수 있는 외대문인데 특이한 점은 현판이 없다는 점입니다.
외대문을 포함해 종묘의 모든 건물들은 현판이 없는데 이는 왕의 묘인 왕릉 앞 정자각에 현판이 없는 것과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일반인에게 알리기 위한 건물이 아니기 때문인 거죠.
입장하기 전에 외대문에서 50m정도 전에 저 하마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왼쪽 그림). 이곳부터는 말에서 내려야 한다는 의미로 종묘 앞을 지나가던 사람들도 이 하마비 앞에서는 말에서 내려야 했습니다. 전주 한옥마을, 태조 이성계의 영정을 모신 경기전이라는 곳에서도 하마비를 본 기억이 납니다.
1,000원의 입장료를 내고 입장하면 1박2일에서 유홍준 교수님이 처음 설명했던 신로가 나옵니다.(우측 그림) 단을 쌓아 신의 길과, 왕의 길, 세자의 길, 신하의 길을 일일히 구분해 놓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당이라 불리는 연못입니다. 상지, 중지 하지 등 세곳이 있다던데 어찌된 일인지 두개 밖에 찾지 못했습니다. 천원지방을 상징하여 가운데 섬이 있는 네모 모양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대부분의 궁궐의 지당에는 소나무가 심어져 있는데, 이곳 종묘에는 향나무가 심어져 있다는 점도 색다릅니다.
#2. 영원히 강녕하시오소서. 영녕전
역시나 간판이 없는 문을 지나면 종묘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영녕전이 나옵니다. 사실 영녕전은 저 건물 중 중앙 네칸만을 의미하는 것인데 태조(이성계)의 선조들위 위패가 모셔져 있는 곳입니다. 양 옆은 그 이하 대의 왕과 왕비들의 신위가 모셔져 있습니다.
1박2일에서 얘기한 것처럼 적막함과 고요함을 느끼기에는 너무 유명해진 탓일까. 결코 조용한 곳이라 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럴 때는 문화관광 해설사 마저도 소음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박2일의 인기를 실감했던 것이 단체 학생을 대상으로 설명하시던 해설사 한분이 1박2일도 안봤냐면서 설명을 진행하시더라구요.
1박2일 얘기를 계속 하게 되는데 딴 때 같았으면 무심코 지나쳤을 천막고리나 계단 모양 같은 것들이 새삼스럽게 보였습니다. 이런 현상이 15~6년전 한번 대한민국에 불어닥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유홍준 교수님이 중심에 계셨지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라고요.. 역시 아는만큼 보인다는 건 진리!!
제주라 할 수 있는 왕과 세자가 정문을 통하지 않고 우측문을 이용해 입장한다는 것도 특이하다면 특이한 점입니다. 이곳이 동문쪽에 있는 판위.
이곳에서 왕과 세자가 잠시 멈추어 몸가짐을 바로 했습니다. 뒤쪽에 있는 조금 높아 보이는 단은 찬막단이라 하여 제상을 올리기 전에 검수 하는 곳입니다.
#3. 동양의 파르테논, 정전.
유홍준 교수님이 동양의 파르테논이라 했던 종묘의 핵심이 바로 이곳입니다. 광각 렌즈를 사용하지 않고는 도저히 다 담을 수 없는 길이를 가진 곳입니다.
날씨가 좋았음에도 뭔가 무거운 느낌이 들어서 그냥 넓고 허전해서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지금 사진을 보다보니 단청 같은 것이 하나도 없네요.중간중간 녹색단청이 조금 보이는 것 말고는 흰색과 검은색으로만 되어 있어 그런 느낌을 받았나 봅니다.
태양빛이 어찌나 강하게 들어오는지, 특수한 장비나 기술이 없는 저로서는 사진을 찍는 것이 불가능할 지경이었습니다. 또 바닥이 넓어서 그런지 모든 빛이 건물로 다 들어왔나 봅니다.
쫌 사진이 많이 날랐지요?..저 하나 하나의 문마다 위패가 모셔져 있는데 문짝들은 서로 아귀가 잘 맛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혼이 자유롭게 들락날락 할 수 있게 하기 위해라고 하는데 습도를 조절하는 역할도 합니다.
옛날 조다쉬 시절의 광고모델 포즈 @.@ 다리가 기~일어 보이는.. 사진?
지금 와이프가 기대어 있는 계단이 월대라고 하여 신실쪽으로 오를 수 있는 계단입니다. 저 계단 난간 모양이 구름을 형상화 했다고 하는데 신실 위가 천상이라는 의미가 되겠지요.
종묘하면 떠오르는 이 사진.. 바로 <소화전과 종묘> 되시겠습니다. 사실 이 사진은 특별한 허가가 있어야만 찍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윗 사진의 월대에 올라 찍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햇빛이 너무 강하게 들어와 많이 날른다는 단점이 있지요.. ㅡ.,ㅡ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
#4. 제사음식의 최고봉. 전사청.
아마 이곳의 음식이 대한민국 음식문화의 정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조상을 모시는게 가장 중요했던 유교 문화권에서 왕의 선조들.. 즉 종묘에 바치는 음식보다 상위의 음식이라는 게 존재할리가 없지요. 이곳 전사청이 제례음식을 준비하던 공간입니다.
저 안을 훔쳐 본 와이프가 현재 저 안에는 행거와 옷이 있었다는 제보를 해 온 걸로 보아 아마 행사용 의복이나 물품이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 됩니다.
지금까지도 사용할 수 있는 건물이라니.. 대단하지 않습니까?
전사청 앞에도 판위가 하나 놓여져 있는데.. 이건 판위가 아닙니다. 제사에 쓰이는 짐승들을 검시하기 위한 곳으로 이곳에서 제사용으로 합당한지를 판단한 후에 잡았다고 합니다. 이곳의 명칭은 성생위입니다. -발음 유의.. 성행위 아닙니다.-
음식을 하려면 물이 있어야겠지요. 전사청 옆에는 우물인 제정이 있습니다.
#5. 제사를 준비하는 곳. 재궁
제사를 지내기 위해 왔다 하더라도 왕과 왕세자가 대기하는 공간은 필요한 법. 이곳 재궁이 그 역할을 담당합니다.
ㄷ자 형태로 되어 있는 재궁은 3개의 건물로 되어 있는데 왕이 머무는 곳, 세자가 머무는 곳, 그리고 목용을 할 수 있는 어목욕청이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 목역하는 공간이 일반적인 방처럼 생겼다는 것이지요.. 아무리 왕이라지만 목욕을 하게 되면 그 물이나 이런 것들을 어떻게 처리 했을지요..
TV나 드라마에 보면 그래도 목욕하는 공간 처럼 생긴 곳에서 씻던데, 실제로는 일반 적인 방과 같았나 봅니다. 아니면 매일 머무르는 공간이 아니니 일시적으로 간단히 씻을 수 있었던 공간일지도 모르겠네요.
지금 재궁은 왕과 왕세자의 제사 모습을 복원해 놓은 간이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위 그림처럼 당시 탔던 가마나, 왕이 앉았던 의자 같은 소품들이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우측 위편에 있는 모란병풍입니다. 지금의 국화가 무궁화라면 조선이 사랑했던 꽃은 모란입니다. 모란 병풍은 왕실의 궁중의례에 사용되었을 뿐 아니라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의미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이 곳 재궁에는 1박2일에서 소개되었던(아마 경복궁에서가 아니던가.) 드므가 나오는데 역시나 왕이 자리하던 곳에는 만들어졌나 봅니다.
왕이 자리했던 어재실 좌측으로 이 드므가 있었습니다. 이것에는 물을 담아 화재에 대비하기도 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화귀가 왔다가 물에 비친 얼굴을 보고 놀라 도망가라는 의미의 주술적인 의미가 더 강합니다.
#6. 마치며
종묘가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는 안내판이 외대문 입장하는 곳 앞에 있습니다. 정확히는 종묘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이 종묘에서 행해지는 제사 형태인 종묘제례와 그 브금이라 할 수 있는 제례악이 각각 무형유산 걸작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6~700년 전의 음악이나, 제사형태 등이 이렇게 완벽하게 전승되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을 아니며, 그만큼 조선의 국가체계가 잘 확립되어 있었음을 보여주는 반증입니다.
이런 공간이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있다는 점 역시 매우 특별한 일입니다. 늘 보고 지나치던 곳이지만 무심했던 가치들을 다시 알게 해 준 1박2일에 감사합니다.
<종묘의 연못, 지당. 셀카찍는 와이프를 찾아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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