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릿1이라는 소설이 있다. 특정 장르라기 보다는 90년대 중반부터 나온 영미권 소설 중 2~3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일과 사랑 이야기들을 총칭해서 칙-릿이라 부르는데 대표적인 예로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나 <브릿지 존스의 일기> 같은 작품들이 있다. 이 <위험한 특종>은 시그니 셀던 류의 로멘스 스릴러에서 칙-릿 장르로 넘어가는 과도기성의 소설이다. 궂이 따지자면 시드니 셀던에 더 가깝기는 하지만...
<줄거리>
3류 방송사의 무명 보도 기자인 배리에게 어느날 영부인이 상담을 의뢰해 온다. 영부인은 얼마전 3개월밖에 안된 아기를 유아 돌연사로 잃은 상태로 슬픔에 깊이 잠긴 상태였고 이 상담을 계기로 배리는 유아 돌연사와 관련한 특집 기획을 진행 하면서 능력을 인정 받는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배리는 그 아기가 유아돌연사가 아닌 뮌하우젠 대리 증후군2으로 의심되는 단서들을 발견한다. 추적을 할수록 일은 점점 커져 대통령과 비밀조직, 주치의, 영부인의 아버지인 상원의원에까지 일파만파로 퍼져나가고, 대통령의 옛 친구이자 전직 해병대원인 본듀란트의 도움을 받아 결국에는 영부인의 아이뿐 아니라 18년 전의 또다른 모자 살인에도 대통령이 개입되어 있었음을 밝혀낸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 반전이 마지막에 나타난다.
배리가 사건에 점차 접근해 나가는 모습이라던지, 이야기의 전개 들은 영화를 보는 것처럼 긴박하고 숨가쁘게 진행되어 읽는 재미가 있다. 그렇지만 중간중간 삼천포로 빠지는 로맨스 장면들은 도대체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 하는 느낌을 들게 한다. 또 주인공인 배리는 사실 약간 똘끼가 있는지 조울증이 있는지 감정선이 너무 확확 변해서 집중을 어렵게 만든다. 갑자기 사랑에 빠진다던지, 갑자기 화를 발칵 내던가, 앞 뒤 안가리고 행동하는 것 등등.. 사건의 해결과정에 있어서도 주인공이 아닌 주변 인물로서의 역할만을 한다. 오히려 사건을 해결해 나가고 주도하는 것은 영부인(?)과 본듀란트이다.
그렇지만 소설 자체는 상당히 재미있고 지루할 만 하면 한번씩 사건을 급반전 시키는 점은 작가 산드라 브라운의 재능이다. 20여 년 전 소설이지만 충분히 읽을만 한 재미가 있다.
위험한 특종 1
<저자: 산드라 브라운>
덧붙임. 실제로 미국역사에서 대통령의 아이가 죽은 사례가 있다. 케네디 대통령은 대통령이 된 이후 아이 패트릭을 낳았지만 이틀만에 죽었다.
그 당시 엄마인 재클린 케네디에 대한 동정여론으로 케네디의 지지율이 상승했던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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