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지도 않는다. 대체역사라는 탈을 쓰고 있는 이 괴작은..
박대성이라는 무명 작가에 의해 탄생한 이 글은 온라인에서 연재인기를 바탕으로 출간됐으며 꽤 많이 읽힌 모양이다.
내용은 대한민국 통째로 1904년으로 타임슬립한다는 내용인데, 판타지에서 설정상의 문제야 개인이 비난할 일은 아니라 본다. 다만 짧지 않은 이 글은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데, 이 글이 인기가 있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정도로 군국주의와 무력주의, 식민지논리가 집약돼어 있다. 국가의 가치관이야 힘의 논리에 의해 지배된다지만 그 안에도 최소한의 도덕과 정의란 것이 존재한다. 이 글은 주변 어느 국가보다 강력한 대한민국을 바탕으로 식민지배와 군국주의를 정당화시키는 내용이다. 또한, 일본에 대한 무차별적인 증오가 담겨져 있어 글의 재미를 넘어 무서움마저 느껴진다. 글쓴이가 세계사에 나름 지식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나 그 앎을 떠나서 가치관의 올바름을 보자면 요즘 초딩만도 못하다. 판타지에도 정도가 있는 것이다.
이 글은 열등감과 오타쿠적인 기질의 자위품이라고 밖에 할 수 있다. 특히나 중후반부로 갈 수록 어줍잖은 세계사적 사실들만을 나열할 뿐 오리지널이라 불릴만한 스토리가 전무하다. 고작 신시니, 배달연합이니 하는 민족주의적 단어선택 외에는 아무것도 읽을 수가 없는 글이다.
나는 이 글을 쓴 작가보다, 이글이 인기가 있었다는것이 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슬프다. 적어도 다른 대체역사물에서는 최소한 전쟁의 묘사라는 탁월한 재미꺼리를 제공해 주기라도 했지만, 여기서는 그조차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니 도중에 출판이 중단됐겠지.. 제발 글이라는걸 우습게좀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과거로 돌아가 에디슨 만나는걸로도 충분하다.
1904 대한민국 (제2부 융희황제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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