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칼 세이건은 우주의 1%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의 '코스모스'를 1%도 이해하지 못한다.

슬슬살살 2012. 9. 22. 22:09

이 책은 작고한 우주학자 칼 세이건이 남긴 책이다. NASA에서 무인 우주탐험계획까지 참여한 칼 세이건은 지구인들이 우주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하기 위하여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인기리에 방영되었다는 동명의 TV시리즈의 연장선 상에서 쓰여졌다 하는데.. 나는 아직 이 시리즈를 본 일이 없다.

 

사실 아무리 인간이 우주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이것은 우리 역사상 최고의 우주학자인 이 양반의 말이니 틀림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미약한 앎이라 할 지라도 조급씩이나마 계속해서 알아나가는 것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 우주를 이해하는 것은 곳 인간의 탄생과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700쪽에 달하는 이 두꺼운 책은 완전한 전문가들을 위해 쓰여진 책은 아니다. 대중들에게 우주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이해시키고 과학의 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일종의 교양 과학 서적이다. 우주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지만 생물학과 물리학의 상당한 부분 역시 소개하고 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것의 역사'라는 책이 떠올랐었다.(리뷰보기) 두 책의 공통점은 읽는 내내 어찌 한사람에게 이리 방대한 지식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감탄사가 나온다는 점과 인류의 과학사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고, 차이점은 이해도 측면에서 빌 브라이슨이 조금 더 낫다는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이해도와 방대함 둘 다 빌 브라이슨의 승리라 생각된다. (이건 단순히 서적을 바라봤을 때의 점이다. 우주라는 영역에서 빌 브라이슨은 세이건의 태양의 수성만큼도 못하다)

 

이 책의 가장 큰 단점. 난이도가 들쭉날쭉 하다는 점이다. 13개의 챕터는 각각 우주의 탄생부터 물리학과, 생물학, 우주인의 존재 등등을 다루고 있다. 어느 챕터는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을 만큼 서정적인 장이 있는가 하면 어느 챕터는 난해하기 이를데 없다. 차원과 시간, 상대성이론 같은 맥락은 그나마 이해가 가지만 우주의 구성요소를 이야기하는 화학과 물리학의 분야에 있어서는 일반인의 이해를 바라고 쓴 글이 아닌 듯 하다. 

 

이분이 칼 세이건 아저씨다. 환하게 웃는 모습이 어딘가 황수관 아저씨를 닮았다.

 

우주란 것이 너무나 거대하기 때문에 우주의 성분을 밝히기 위해서는 화학과 수학, 물리학의 도움이 필수이다. 이것에 대한 이해가 없이 '코스모스'를 읽는 건 조금 무리가 있어 보인다. 

 

많은 이해를 하지는 못했지만, 한가지 느낀 점은 있다. 바로 칼 세이건이 우주를 매우 사랑하는 인물이었다는 점과, 인류에게 우주가 어떤 의미인가 하는 것을 느꼈다. 우주를 다루는 과학은 아직도 초기 단계이다. 따라서 천체물리학에 관한 분야에 대해 이렇게 오래된 책을 읽는 것이 무의미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번쯤 진짜 우주를 만나보는 것도 낭만적이지 않은가? 조금 어렵더라도 1주일의 시간을 투자해 우주의 1억경분의 1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면.. 남는 장사일테니..     

 

 


코스모스

저자
칼 세이건 지음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 2010-01-20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칼 세이건 서거 10주기 특별판 과학 교양서의 고전『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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