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김구 암살의 숨겨진 이야기?! '미씽링크'는 없고 지루한 액션만 이어진다.

슬슬살살 2012. 10. 16. 20:20

뭐랄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사실 팩션이라는 장르는 우리에게 친숙하게 된지가 오래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일제강점기 이전의 시대를 다루는 것이 대부분인지라, 격동의 4~50년대를 다루는 작품이 나왔다고 했을 때 사실 상당히 많은 기대가 되었었다. 특히나 김구 암살에 대한 내용은 근현대사를 다루는 여러 매체에서도 잘 보여지지 않는 부분이어서 더욱 그러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은 김구의 암살 뒤에 미국CIA를 비롯한 친일세력이 존재한다는 가정하에 쓰여진 작품이다. 이동욱이라는 가상의 첩보원이 김구 암살을 위한 소모품으로 사용되어지고 이를 알게 된 이동욱의 반격을 그리고 있다. 꽤 참신한 소재이기도 하고, 매력적인 설정이지만 작가의 투박한 글솜씨가 재미를 많이 반감시킨다. 작가는 이 글을 위해 수많은 자료수집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과거 실재 존재했던 정보기관들을 비롯해 별로 남아있지 않은 김구 암살의 배경까지도 꽤 공부를 많이 한 흔적이 보인다. 그러나 영화를 공부한 것이 독이 된건가. 작가가 제시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단편적이고 강제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예를들면 A라는 인물이 등장했을 대 그는 어떤 인물이고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인물인지 아예 설명을 달아버리는 것이다. 최근의 문학작품들이 사건과 여러가지 주변묘사, 심리변화 등을 통해 캐릭터의 성격을 켜켜히 구축해 나가는 것에 비해 너무나 단편적이고 지루한 시도다. (아마 영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또, 주인공 이동욱과 박시연의 뜬금없는 러브라인의 전개라던지, 낮선 여인과 키스를 하며 추격자를 따돌리는 따위의 어디서 본 듯한 액션구성들도 작품을 지루하게 이끌어 나갔다. 특히, 박시연의 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비밀 통로로 탈출 하다 낭떠러지가 등장하는 장면은 정말 OTL..

 

그 외에도 자료조사 외의 소소한 오기들도 눈에 거슬렸는데, 이런류의 작품을 보는 사람들은 이런거에 상당히 민감하다. '불령선인'을 '불량선인'이라 표현한다던지, '찬탁반탁운동'을 '신탁반탁'이라 하는 등의 오류는 소소하기는 해도 글의 신뢰도를 뚝뚝 떨어뜨린다.

 

마지막, 이 글이 추구하는 김구 암살의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도 여러 세력이 가담했다는 정도로 맥없이 끝나버리는데.. 참 맥빠지는 작품이다. 고생한 작가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글이 미씽링크다. 

 

 


미씽링크. 1

저자
배상국 지음
출판사
도모북스 | 2012-08-2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백범 암살 사건을 다룬 팩션 소설 『미씽링크』 제1권. 극동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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