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겨울밤에 만나는 마초 액션 소설. '타이호스'

슬슬살살 2012. 11. 2. 12:49

요즘은 뜸하지만 예전 윌리엄 딜이라는 작가는 꽤 괜찮은 작품들을 써내며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었던 걸로 기억된다. 한국에도 90년대 후반가지는 작품들이 많이 출간됐는데 시대 흐름에 따라 설 자리가 없어진 모양새다.

 

이 작가가 쓰는 글들은 대부분 암흑가의 마약거래와, 베트남 전쟁, 그 외 미국이 참전하는 다른 전쟁내용을 다룬다. 상당히 액션과 섹스, 마약을 다루는 극히 마초적인 글들이 대부분이지만, 전쟁을 바라보는 허무주의적인 시각과 국가 이데올로기에 반대하는 신념이 녹아있어 완전히 삼류 옐로우물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특히 여러 사건들을 쭉 펼쳐놓고 하나하나 조합해 가는 그의 글을 보고 있노라면 하나의 내러티브를 구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다.

 

해쳐라는 마초냄새 물씬나는 주인공(브루스 윌리스를 생각하면 쉽다)을 등장시키는 이 타이호스라는 작품은  베트남전에서 실종되어버린 코디라는 인물을 찾는 이야기이다. 단서는 '타이호스'라는 단어 한개. 태국의 헤로인을 뜻하는 이 '타이호스'는 사라진 코디가 마약거래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쳐가 국가를 위해 충성을 다했음에도 그를 버린 슬로운이라는 남자가 어느날 다시 찾아와 코디를 찾으라는 미션을 내린다. 해쳐는 거절하지만 같은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코디를 찾는 일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수락한다. 그리고 코디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태국으로 향한다.

 

이 과정에서 코디가 첩보원 시절 적이 되었던 삼합회 등 폭력조직과 예전 베트남 참전 군인들이 얽히면서 이야기는 액션 중심의 첩보물로 흐른다. 느낌상으로 본다면 우리나라의 이원호식 소설이라 생각하면 편하리라. 무척이나 남자냄새나는 시간때우기 소설이지만 전체적인 분위기와 냉소는 겨울밤을 충분히 가로지를만 하다. 91년에는 일본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에서 10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당시 1위가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었고 스티븐 킹의 미저리가 4위였으니 꽤 좋은 평을 받은 책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국내판은 미숙한 번역이 옥에 티가 되어버렸다.   

 

 


타이호스(상)

저자
윌리엄 딜 지음
출판사
동쪽나라 | 1995-12-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월남전에서 실종된 친구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메콩강으로 떠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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