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행복의 경제학'으로 지속가능한 경제대안을 만나자.

슬슬살살 2012. 12. 31. 19:34

예전 참여정부가 가장 핵심적인 정책가치로 삼았던게 무얼까?.

바로 균형발전론이다. 말만들으면 잘 감이 오지 않지만 이 이론의 정체는 지역분권과 자치단제의 자생, 경제의 지역화이다. 우리는 어릴때부터 세계화, 글로벌 경제, 지구촌 같은 말들을 듣고 자랐으며 자유시장이야말로 최고로 이상적인 경제 모델이라 배워왔다. 공산이라는 단어는 빨갱이라는 표현속에 묻혀져갔으며 덩달아 사회주의라는 표현역시 가차없이 붉은색으로 죽죽 그어졌다. 그런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경제학 박사가 장하준 교수라는 건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다.

 

장하준 교수의 저서 대부분은 자유시장체제의 문제점과 신자유주의 하에서의 자본의 탐욕을 다루고 있다. 이 <행복의 경제학> 역시 신자유주의 이후의 새로운 경제체제를 제시하는 책이다. 어렵다고? 쉽게 이야기해보자..(다루고 있는 주제에 비해 이 책은 꽤 쉬운 편이다.)

 

자.. 내 블로그에 오는 사람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당신 아버지 세대에 비해 어떻다 생각하나. 아버지 세대보다 풍요롭지 않은가? 당신이 30대라면 당신 아버지 세대는 전쟁 직후에 굶기를 밥먹듯이 하며 자라서 하루 16시간씩 노동을 하던 산업발전기에 청춘을 다 바친 세대다. 그에 비하면 정말 풍요롭지 않은가? 그런데 과연 그시절보다 행복한가? 행복이라는 가치를 수치로 측정할 수는 없지만 아버지 세대는 고된 일 속에서도 행복했으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늘어난 자살율과 우울증세가 이를 증명한다. 이건 어떻게 된 문제일까?

 

저자인 헬레나 노르베리는 이런 문제를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서 찾았다. WTO와 IMF로 대표되는 자유시장은 사실 노예제도에 버금가는 식민 수탈 경제 체제라는 것이다. 경제는 절대로 자유시장에서 발전 할 수 없으며 설령 발전을 한다 하더라고 그것은 숫자일뿐 개인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지는 않는다는 이론이다. 미국같은 자유주의의 대표 선진국 조차도 보호무역으로 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보여준다. 이같은 이론은 세계적인 석학 장하준 교수의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저서에서도 잘 나타난다.

 

경쟁과 양극화로 이루어진 신자유주의는 후기근대사회가 죽어가고 있음에도 유지되고 있으며 이같은 데카르트·뉴턴식 세계관을 바꿔 시스템을 개혁해야만 인류가 지속적으로 발전 할 수 있다.

 

사실상 자유시장이라고 불리는 현재의 제도는 진정한 자유조차도 아니다.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은 사회간접자본을 비롯해 환경오염 등 외부적 비용을 무참히 쓰고 있음에도 그것들을 계산하지 않고 있는 수탈자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방조하고 돕고 있는 것이 바로 WTO와 IMF같은 국제 무역, 금융기구들이며 이를 넘어서 환경을 쟁점으로 하는 새로운 무역기구가 창립되어야 한다. 또한 GDP로 대표되는 성장 지표를 환경오염을 비롯한 비 계상적인 요인들을 포함한 진정한 행복수치를 개발하여 사용해야 한다.

 

이 책은 다소 극단적이기도 할 정도로 강렬한 어조로 세계의 붕괴 알람을 울려댄다. 그만큼 저자가 다급하게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을 수도 있고, 본인의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기 위한 장치일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늘 위기인 세계경제와 최근 닥쳐오는 에너지 위기, 좋아진 경제수치와 상관없는 불행감 등 저자가 주장하는 사례들 대부분이 맞아 떨어진다. 어쩌면 지속가능하다는 것은 지역화에서 자급자족의 삶을 늘려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저자가 생활했던 라다크 마을.

빈곤해 보이지만 아름다워 보인다.

내 딸에게도 동네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은데 언젠가부터 '동네'가 없어졌다. 그것도 어찌보면 세계화의 영향이리라.

 

+ 저자는 라다크라는 작은 마을이 행복한 지역 공동체에서 개방이후 환경파괴와 분열을 겪는 모습을 보고 이 책을 지었다.

++ 특히나 충격적인 것은 일본에서 잡힌 참치가 중국에서 가공되어서 다시 일본으로 수입되는 식품유통이다. 비용은 싸겠지만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석유에너지가 낭비되었고, 참치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화학약품이 첨가되었다. 지역경제였다면 그냥 질좋은 참치를 먹을 수 있었음에도..

 

 


행복의 경제학

저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지음
출판사
중앙북스 | 2012-11-20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지속 가능한 새로운 미래를 만나다!경쟁과 양극화를 넘어 더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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