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 이문식이 주연한 <플라잉 대디>란 영화가 있었다.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사라져 가기는 했는데..
이 영화의 원작이 바로 가네시로 가즈키의 동명 소설이었다. 이 <플라잉 대디>는 더 좀비스라는 자유스러운 학생- 일종의 일진들이다- 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시리즈의 한 편이었다. 이 시리즈의 시작이 바로 레벌루션 No.3이다. 사회 낙오자들이 다니는 고등학교 그 고등학교의 모로 선생이라는 생물교수가 던진 한마디가 '더 좀비스'를 만든다.
"공부 잘하는 인간끼리의 유전자 결합을 저지하면서 그 한쪽에 너희들이 끼어드는 것이다. 우등과 열등이 연을 맺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것이 원래 자연계의 섭리다. 같은 성질의 유전자들끼리 둘러붙는 사회는 언젠가는 반드시 무너진다. 피를 한 장소에 고이게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이 말로 인해 인근 명문여고 '세이와 여고'의 학원제를 습격하는 팀 '더 좀비스'가 창설된다. 이걸 계기로 유퀘한 모험은 계속된다. 죽은 친구의 무덤에 가기위한 여행비를 강탈당했다가 다시 찾아온다던지(런, 보이스 런), 스토커에게 시달리는 여대생을 보호하는(이교도들의 춤) 등등.. 그냥 평범함에서 조금 비뚤어진 이야기일 뿐인데 강렬한 재미를 주는 이유는 그 과정이 평범하지 않고, 무엇보다도 그들이 옳다고 생각되는 일을 거침없이 하기 때문이다. 이 팩 뒤에 실린 '이교도들의 춤'이라는 단편을 보면 이 책의 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왕과 왕국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은 훌륭한 그림을 보면서 그림을 담고 있는 액자에 관해 얘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그러는 거야. .....너는 고된 인생을 살지도 모르겠다. 상처받아 좌절하는 일도 있겠지, 라고 말이야.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춤추는 거야."
47명의 '더 좀비스'는 언제나 고난에 빠지지만 유쾌하고 저돌적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무엇보다 사회적 낙오자인 그들은 언제나 끝까지 춤춘다.
레벌루션 NO.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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