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광풍무> 다시 살아난 백산, 이번에는 지지 않는다.

슬슬살살 2013. 1. 20. 13:17

나한이 지은 광풍가의 속편이다. 전작에서 상당한 수준의 글을 뽑아 내었기 때문일까. 나한의 이번 글은 평이하기 그지 없다. 전작인 광풍가가 상당한 수준의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어내고, 전 강호와 적이 되어서 중원을 질타하는 백산과 그 무리들에게 타당성을 부여해 상당한 감정이입을 이끌어냈다면, 이번 광풍무는 특별한 이유 없이 전쟁을 펼치는 데에 주력한다. 그만큼 당위성은 땅에 떨어지고 그만큼이나 재미가 없어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작에서 구축했던 세계관 외에 숨겨진 세계관을 뽑는 일이었다. 신가-철가-혈가로 구분되는 계츨갈등을 중심으로 만들어낸 노예집단의 복수라는 세계관은 단순하면서도 그럴싸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데 큰 기여를 했다. 여기에 숨겨진 신가들의 이야기를 광풍무에서 공개하는데 복잡하기만 하고, 억지스러운 면이 많이 보인다. (역시나 잘될때 그만 해야 해...^^&)


전편이 복수라는 무협 고전의 주제를 잘 구현한 작품이었다면 광풍무는 애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도 작품을 갈팡질팡하게 만들었다. 조금은 더 진일보한 베드신이 있지만, 특별한 선 이상은 넘지를 못한다. 또 전편에 비해 굉장히 잔인해 졌는데 당위성이 없는 잔인함은 공감을 이끌기가 어려운것이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광풍성이라는 단체가 만들어지고 전 무림이 일통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는데, 이 과정에서 무협이라는 세계를 구성하는 문파들의 개성이 모두 사라져 버린다. 이런 현상이 작품 중반부터 나타나는데, 이게 아마 후반부를 지루하게 만들었던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다.

 

백산은 부하인 소살우의 아들 소령의 몸을 빌어 환생한다. 그걸 깨달은 백산은 수차례 자살을 시도하지만 소살우와 그의 동료들은 그가 죽지 못하게 강시로 만들어 버린다. 이게 바로 광풍가의 배경에서 60년이 지난 때이다. 그 동안 강호 무림은 북천벌과 남천맹으로 양분됐으며 60년 전 백산 일행에 의해 살아남은 소림, 무당, 남궁세가, 하북팽가만이 정상적인 자립을 하고 있다. 소령의 몸을 빈 백산은 다시 인간이 되어 죽을 수 있도록 여행을 떠나고 그 과정에서 옛 여인 소운을 닮은 주하연을 만나면서 무림의 일에 관여를 하게 된다. 또다시 지켜야 할 대상이 생긴 백산은 다시 한번 자기를 둘러싼 모든 무림에 전쟁을 선포한다.

 

 


광풍무

저자
나한 지음
출판사
디앤씨미디어 | 2005-11-1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묵안혈마 백산. 평범함을 위해 쏟아낸 그의 절규가 멈추는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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