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삼매경

[아이언 맨3] 아이언맨은 인간이 되었고, 더욱 강하게 돌아올 것을 예고했다.

슬슬살살 2013. 5. 2. 22:22

너무나 오랜만에 극장을 찾았다. 심야 시간대임에도 자리가 빼곡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던 영화는 바로 아이언맨3. 스파이더맨, 배트맨, 엑스맨 정도가 그간 한국시장에서 먹혀드는 히어로였다면, 앞으로는 아이언맨과 상대할 만한 자는 없어 보인다. 단일 시리즈로는 세번째, 어벤져스까지 포함하면 네번재 에피소드가 되는 이번 편에서 토니 스타크는 수퍼히어로에서 인간적인 영웅으로 변모한다. 사실 어벤져스에서 투덜이 졸부화 되면서 매력도가 잠깐 하락 했었는데 역시나, 아이언맨은 조연으로 존재할 수 없는 캐릭터였던것이다.

 

이번 편은 외계문명(토르 동생 녀석들)의 습격에 대항했던 어벤져스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실 어벤져스를 보고 고작 뉴욕 정도 부수고 끝나는가 하고 실망했던 리뷰를 올린 적이 있는데 그게 다 이유가 있었던 게다. 다른 지역이 멀쩡해야 그 이후 이야기들이 무리없이 진행되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아무튼 뉴욕 사건 이후 웜홀안에 다녀온 스타크는 엄청나게 심정적인 불안증세를 가지게 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더더욱 수트의 개조와 메카닉으로서의 취미에 열중한다. 흔히들 소외받는 아이들이 특정한 오타쿠적인 면을 가지는 것처럼.

 

여기에 미국을 위협하는 테러세력은 생물학적인 진화. 일종의 엑스맨 적인 돌연변이를 이용한 강력한 습격을 펼치는데, 이 역시 인간의 무궁한 뇌의 가능성을 활용해 아이언맨에 대항하는 적으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다. 사실 회차가 거듭될 수록 이런 악당의 설정이 상당히 어려운 일인데, 너무 강해도, 너무 터무니 없거나 개그스러워도 영화의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는데, 이번 적으로 설정된 녀석은 적당히 타당스럽게 강하면서도 가벼운 흥미 수준의 반전까지 지녀 영화의 몰입도를 더했다.

 

수트를 이용한 액션신들은 그 어느하나 버릴 것 없이 훌륭했으며 지금까지 보아온 영상중에 가장 뛰어난 CG라 할 수 있을 정도였는데 특히나 집단적인 수트액션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특히나 이 영화에서 수트는 더더욱 발전해서 자동으로 날아와 입혀지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는데, 유치할지는 몰라도 남성들의 유아적이고 원초적인 변신욕구를 충분히나 충족시켜주었다.

 

이런 모든 것들이 다 훌륭하지만 가장 좋았던 점은 토니 스타크가 인간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간의 아이언맨은 억만장자에 매력적인 외모, 천재에 가까운 지성, 시크하고 날카로운 조크 등 매력둥이 바람둥이 이미지였다면 이번의 아이언맨은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고뇌하고 인간으로서 더 강인해진 모습을 보인다. 이는 동경의 대상에서 동료로, 친구로 다가온 기분이다. 이런 캐릭터의 인간적인 변화는 그간 히어로물들의 흥망성쇠를 볼 때, 상당히 롱런할 가능성을 열어 준다. 이를 증명이나 하듯이 스타크는 러닝타임 2시간 후에 자신의 가장 큰 결심. 심장수술과 아크 원자로를 파괴함으로서 완전한 인간이 된다. 그리고 나오는 아이언맨의 컴백을 의미하는 아이러니한 대사는 4편, 혹은 어벤져스2에 대한 기대를 가득하게 한다.

 

 

 

엔딩 크레딧 이후 장면 역시 이번 편이 아이언맨의 인간적인 변화를 나타내는 장면으로 메꿔져 있는데 다름이 아니라, 헐크로 변신하기 전인 교수와 심리상담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자기고백으로 시작해서 심리상담으로 끝나는 이번편이야 말로 아이언맨의 미래를 보여 줄 가장 중요한 징검다리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맨 마지막 모든 아이언맨 수트가 폭발함으로서 컴백할 아이언맨은 이전과 완전히 다를 것이기에, 다음편은 더욱 기대된다. 또한 부수적이겠지만 생물병기로 변한 페퍼의 뒷얘기도..

 

PS. 나도 아이언맨을 도와주고 멋진 창고를 선물받고 싶다..

 

 


아이언맨 3 (2013)

Iron Man 3 
7.9
감독
쉐인 블랙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기네스 팰트로, 돈 치들, 가이 피어스, 벤 킹슬리
정보
액션, SF | 미국 | 130 분 | 2013-04-25
글쓴이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