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들] 감동의 대리소비를 위해 억지로 엮여진 이야기들.

슬슬살살 2013. 8. 24. 21:33

유난히 한국인들은 감동이라는 키워드에 무장해제 되는 모습을 많이 보여 주는데, 도서 시장에서 특히나 많이 현상을 볼 수 있다. 내 인생의 닭고기 수프감동을 전하는 101가지 이야기 같은 에세이 모음집이 유난히 잘되는 모습을 보면 말이다. 하긴, 일본에서는 사기의 끝판왕으로 인식되어버린 우동한그릇1 역시 꾸준히 팔리고 있는 걸 보면 거의 확실하다.

 

갑자기 생각는 건데 감동이야기만 모은 잡지도 있었다. 지금도 나오는지는 모르겠는데 좋은생각이라고... 감성 풍부한 사춘기 때 유난히 진한 마음가짐을 가진 친구들이 정기구독 했던게 기억난다.

 

아무튼 그만큼 한국 사람은 감동받기를 원하고 위로받기를 원한다. 요즘 힐링이라는 키워드가 대세로 떠오른것도 갑툭튀가 아니라는 말이다. 이 책은 그런 한국인의 정서중에서도 가장 팍팍한 시대 중 하나인 1999년에 발행되었다. IMF라는 쓰나미급 경제 위기 직후였던 당시 발행되어 나름대로 많이 팔린 책이다. 오히려 내용보다 저자의 이름이 더 많이 알려진 계기가 되기도 했다.

 

가족끼리의 감동적인 일화들을 엮은 이 책은 마치 독자들이 보내 온 우편들을 정리해 놓은 느낌이 난다. 작위적이지는 않지만 우리네와 다른 문화권의 이야기이다 보니 감동 핀트가 조금씩 다르다.

 

대부분 가족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무조건적인 희생만을 묵묵히 하는 우리네 부모와는 확실히 다르다. '미 코라존치타'라는 애칭으로 아이를 부르는 엄마나, 강아지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는 이야기가 실리는 것 처럼..

 

어릴 적에는 이런 책들이 마치 의미를 지닌 것처럼 느껴졌었다. 지금에 와서 보니 이세상을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벌써 감동이다. 이 따위 남의 감동을 대리 소비해야 할 만큼 우리네 삶이 의미없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런 책은 한번 스치듯 훝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오히려 내 감동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인다.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들

저자
사만타 글렌 외 지음
출판사
글읽는세상 | 1999-01-1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마음이 따뜻해지는 가족이야기 32편을 모은 책. 함께 있으면 무...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1. 책의 문제가 아닌 저자의 사생활 문제다. 영화투자사기를 벌였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