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빌 브라이슨의 대단한 호주여행기]우리는 호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슬슬살살 2013. 9. 13. 22:54

어릴 때는 오스트리아와 헷갈리던 나라, 오스트레일리아, 오세아니아, 호주 등등 헷갈리는 이름으로 되어 있는 나라. 커서는 어학연수,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는 친구들을 부럽게 쳐다봐야 하는 나라. 막연하게 따뜻한 남쪽나라의 개념이 뇌리에 박혀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섬. 그런데 정작 우리는 호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왜 OutBack1이라는 호주식 레스토랑이 있는걸까? 

 

시드니와 멜버른, 캔버라 같은 멋진 도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호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오지이자, 유래없이 많은 다양한 위협들을 곁에 두고 사는 국가이다. 호주에는 캥거루, 코알라와 같은 블링블링 귀여운 동물들만 아니라 수많은 독충들과 위험한 자연환경이 늘 함께 한다. 해수욕장에서 심심찮게 나타나는 상자해파리의 경우는 성인 3명정도는 거뜬히 요리한다. 뿐만 아니라 호주는 세계에서 4번째로 큰 국가이면서 인구는 18백만명밖에 되지 않는다.(책의 쓰여진 시점을 감안 했을 때 조금 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수천키로미테어 달하는 방대한 사막과 오지가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뛰어난 여행작가이자 세계 최고의 투덜쟁이 빌 브라이슨이 이러한 호주를 샅샅이 훝어본 뒤 그 소회를 글로 남겼다. 역시나 툴툴거리면서, 호주의 문화와 역사적 배경, 골목골목마다 배어진 호주의 향기를 독자의 코 앞까지 들이민다. 그의 글은 호주가 얼마나 오지인 곳인지 설명하는 것으로 출발한다. 호주가 오지인 것은 단순히 사막과 미개발 된 땅이 많아서가 아니다. 호주는 세계 속에서 언제나 미지의 땅이다. 호주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웬만해선 호주 밖으로 퍼지지 않는다. 사람들도 관심 없기도 하고.. 예를 들면 1997년, 타임즈는 총 20개의 호주기사를 실었다. 동일기간 동안 페루는 120회, 알바니아는 150회였다. 남북한은 300개, 이스라엘은 500번이나 타임즈에 실렸다. 심지어 호주는 아이스크림보다 적게 다루어진 존재였다. 호주는 흥미로운 일이 항상 일어나지만 다른 국가들이 관심가지지 않는 곳이다. 땅도 오지지만, 관념도 오지인 셈이다. 2

 

오지 얘기가 나온김에 이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부분을 한가지 더 밝히자면 기차여행 편이다. 호주를 가로로횡단하는 72시간 기차여행은 그야말로 설국열차를 떠올리게 한다. 사방 2,500Km내에 1평의 그늘도 없는 곳이란 게 무엇일까. 또 그곳을 가로지르는 기차라니. 이 기차는 오직 연료를 보급할 때에만 정차하고 보급소는 40여명의 관리자만 임시로 거주하는 공간일 뿐이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후반부로 갈 수록 빌의 소개는 박물관에 집중한다. 각종 박물관을 돌아다니면서 호주의 역사를 캐내는데 주력하는데, 원주민 박해나, 감옥으로 출발했던 호주의 부끄러운 역사도 특유의 시니컬로 정면돌파한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그의 촌철살인은 우리가 막연하게 동경하기만 했던 호주의 환상을 한커풀 벗겨낸다. 그러나 그 역시 신비의 바위 '에어스 록'에 대해서는 1,700Km의 여행을 감내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입이 마르게 칭찬한다.3 아, 맨 뒤 챕터에 등장했던 트리톱 워크도.. 개인적으로 이곳은 꼭 가보고 싶다.

 

빌이 겪은 오스트레일리아는 '대부분 공허하고 무척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다. 인구도 적기 때문에 세계에서 호주의 역할은 미미하다. 쿠데타도 없고 독재자도 없다. 코카인을 수출하는 곳도 아니고 핵무장을 하지도 않는다. 안정적이고 평화로우며 선한 호주. 주시할 필요가 없는 나라지만 호주를 바라보지 않는다면 우리가 손해다. 오스트리아는 흥미로운 곳이다. 참으로 흥미롭다.4

 

 


빌 브라이슨의 대단한 호주 여행기

저자
빌 브라이슨 지음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 | 2012-01-10 출간
카테고리
여행
책소개
★★★아마존, 뉴욕타임스 종합 베스트셀러★★★ “내 말을 믿어보...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1. OutBack에는 오지라는 의미가 있다. [본문으로]
  2. 이 책에 따르면 전기가 1995년에 처음 들어온 곳도 존재한다. [본문으로]
  3. 빌의 칭찬의 희소성을 감안하면 정말 가보고 싶다 [본문으로]
  4. 본문에서 일부 인용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