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구석구석 방랑가족(여행, 맛집)

[원미산 진달래공원] 사람 반, 꽃 반. 그래도 이렇게 풍성한 진달래는 여기서만~

슬슬살살 2014. 4. 7. 23:06

몇년 전 채은이가 생기기 전 우연히 알게 되었던 부천의 진달래 동산. 유난히 빠른 봄꽃이 지나가기 전에 그 때의 좋았던 기억을 다시한번 만나고 싶어 채은이를 챙겨 부리나케 부천의 원미산으로 향했다.   

 

 

 

부천의 종합운동장 주변으로 벚꽃이 풍성해 가는 동안 기대가 컸지만 도착하고 본 종합운동장은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차량들과 이리저리 치이는 모습이 걱정부터 앞선다. 너무 사람이 많은데다 입구 주변이 좁아 오르면서 조금만 부짗쳐도 눈살들을 찌푸리는 것이 영 봄꽃을 구경하러 온 모양새가 아니다.

 

올라가는 길 노점상에서 팔고 있는 핫도그를 쥐어줬더니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는 눈에 드어오지 않는가보다. 어리다고 꼭 꽃과 나비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보통은 본능이 먼저다.   

 

딱 이 위치다. 아마 전국 축구장 중 가장 아름다울 것이라 짐작되는 부천FC의 홈 구장을 둘러싸고 있는 이 원미산 분지가 바로 진달래 동산이다. 예전 방문시에도 이곳에서 같은 카메라로 찍고 이 블로그에 올렸었다. 세월이 지나 방문할 때 꽃과 산은 그대로지만, 유명세와 위상이 달라져 사람으로 뒤덮인 원미산의 모습이 씁쓸하다. 

 

산을 어느정도 오르면 그나마 인파가 줄지만, 안타깝게도 꽃이 아닌 바닥은 산이라기 보다는 흙더미에 가깝다. 하도 맣은 사람들이 방문한 탓이라 걸으면 걷는대로, 바람불면 부는대로 흙먼지가 날린다.

          

                                           

하지만 불만이 있다 하더라도, 꽃은 꽃. 엄청나게 많은 꽃을 한번에 보는 일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게다가 이곳의 가장 큰 장점. 둘러둘러 보이는 꽃이 더욱 예쁘다. 특히나 벚꽃이 아닌 진달래라 그 희소성이 이렇게 많은 인파를 한 곳에 모을 수 있었으리라.

 

아무튼 이리저리이는 사람들 틈에서 야금야금 핫도그를 다 먹어치우고서야 꽃이 보이는지 나름대로 분위기를 탄다. 아빠가 건네주는 꽃을 받고는 배시시 웃지만, 그때 뿐이다. 금방 꽃을 버리고는 어이없는 돌맹이에 꽂히는 걸 보면 천상 어린애다. 

 

점심도 건너뛰고 진달래 동산을 헤매느라 허기가 진다. 어느정도 산길에 눈이 익으니 길도 보이고 나름의 포토 포인트도 생긴다.  

 

산길로 내려오니 좁은 공터 여기저기에서 술판이 벌어졌다. 산 입구에는 포장마차가 들어서 가뜩이나 좁은 산을 더욱 어지럽히고 있다. 사람이 많은 일이야 어찌 할 수 없겠지만, 저런 포장마차는 단속이 필요하지 않을까. 산 밖의 도로에서도 충분히 장사를 할 수 있을 텐데 이렇게 공원 안까지 진입하는 것을 가만히 두는 부천시가 얄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