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구석구석 방랑가족(여행, 맛집)

[난지 바베큐장] 아무리 바글바글해도 야외에서 먹는 고기 맛이란.

슬슬살살 2014. 5. 8. 23:59

2014년은 유난히도 어린이날 연휴가 길다. 미리미리 준비를 못한 터에 놀러갈 곳도 만만치 않았는데, 마침 동거인이 난지공원에서 바베큐를 구워먹자는 아이디어를 내서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방문했다. 1시쯤 도착하니 이미 무료 좌석은 만석이고 유료로 의자를 빌려야 하는 좌석만 남았다.  

 

쌀 줄 알고 방문했는데 은근 돈이 많이 깨진다. 일단 성인 입장료가 1인당 3,500원, 그늘막 대여료가 2만원이다. 의자가 천원, 테이블이 오천원 정도이니 세명이 방문하면 렌탈료만 3만 5천원 정도가 기본으로 깨진다. 여기에 바베큐를 할 수 있는 장비도 유료로 빌려야 하니 결코 싼 느낌은 아니다. 우리 옆에 텐트를 친 팀은 그늘막 없이 가져온 텐트만으로 버티던데 좀 더워보인다. 게다가 내가 상상했던 여유로운 바베큐는 불가능하고, 가득가득한 텐트촌 사이에서 오로지 내 불판만을 바라보며 고기를 굽는다.  

 

 

 

그렇다 하더라도 밖에서 먹는 고기가 무조건 더 맛있다는 상식과, 어린이날이라는 분위기는 바베큐 파티를 마냥 즐겁게 만든다. 사실 아이를 볼 사람이 필요해 오롯이 고기만 내리 구웠는데도, 고깃집과 다르게 재미가 있다. 왜 밖에서 먹는 고기가 맛있는지에 대한 심도깊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이것이 고기다. 역시 바베큐는 소고기보다는 돼지고기라는 진리를 이번에도 느꼈다. 채은이는 언제쯤이나 이 맛을 알아챌까..

 

고기에는 흥미가 없지만, 텐트는 재미있었는지 한창을 가지고 논다. 2시간에 걸친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마실 때에는 주변에 흑인들의 야유회가 있어 아프리카의 축제장에 온듯한 느낌을 연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