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도 만개하고, 회사의 바쁜 일도 한숨 넘어가 주말을 다시 한번 힘차게 보내야 할 때다. 실내 테마파크는 이제 질리고 다가오는 봄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용인의 코코몽 에코파크가 눈에 띄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비가 올랑말랑한 날씨에 바람까지 불어 야외활동을 하기에 적합치는 않았지만, 이미 예매를 해 버린 터, 여차하면 실내에서 뭉개자는 생각을 가지고 출발했다.
용인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와이프가 묻는다. "코코몽이 우리나라 브랜드야?" 글쎄다. 정확히 모르겠다. 와이프는 꽤 큰 야외 테마파크를 떠올리고는 글로벌 브랜드를 상상했던 모양이다. 1 어찌 됐건 와이프는 나름대로 큰 꿈을 안고 도착을 했다. 첫 외형은 나름 그럴싸함. 그러나 날이 추워서인지, 아니면 여기저기의 보수 때문인지 뭔가 야외광장쪽의 프로그램들이 허접해 보인다. 그렇지만 성 느낌의 건물들이 테마파크 느낌을 준다.
입구에는 타이어로 만든 짧은 미끄럼틀과 포토존, 별도 유료 프로그램인 물고기 잡기가 있었는데 24개월이 안된 채니가 하기에는 무리다. 아직 어려서인지 이런곳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그러니까, 무료겠지..
실외 공간과 실내 공간 사이에 작은 공간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무료 말을 탈 수가 있다. 처음으로 본 탈것이었는데 꼭 말을 타는 것 같이 흔들면 앞으로 이동할 수 있는 신기한 장난감이다. 아직 혼자서 타지는 못하지만 조만간 탈 날이 오겠지..
추운 봄바람을 피해 실내로 몸을 피하고 실내 낚시와 놀이터에서 놀아본다. 모두 원목이라 좋기는 한데 전체적으로 조명이 너무 어둡고(원통 미끄럼틀의 경우에는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아 대부분의 아이들이 타지 못한다) 좁아서 마땅히 놀기가 애매하다. 지난번에 갔던 어린왕자 키즈카페보다 좁은 느낌인데 어른들이 놀이기구에 함께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더욱 비좁게 느껴진다.
실내공간에서 그다지 놀 거리를 못찾고 다시 밖으로 나와본다. 허접하게 느껴졌던 놀이기구를 하나하나 다시 타 보지만, 보기에 재미없는 건 24개월짜리도 재미없다. 탄지 1분도 안되서 내리고 싶어한다. 함께 탔던 아이도 함께 그만둔다.
역시 두돌 전의 아가에게 바람을 맞으면서 놀라고 하는 건 무리다. 실내로 자리를 옮기니 천국이 따로 없다. 뜨끈뜨끈한 방바닥에 놀이기구가 잔뜩 있다보니 이것저것 하면서 놀지만 역시나 미끄럼틀이 최고다.
거기에 목재로 만들어진 장난감들과 손수레에 흥미를 가진다.
자석 칠판도 잘 가지고 노는 걸 보니 이번에 방에 꼭 칠판을 놔줘야 겠다란 생각이 든다. 사놓고도 못걸어 주다니..ㅜㅜ
어느정도 실내에서 놀고나서 어린이 테마파크의 하이라이트. 기차를 타러 간다. 야외여서 좋은 딱 한가지.. 기차의 코스가 상당히 길고, 나름 기차 같다. 갑자기 배고프다고 징징 거리기에 풀빵 한개를 손에 들려줬더니 기차고 뭐고 먹기에 정신없다.
기차를 태워 보내고 나니 상당히 긴 코스다. 여기에 와서 느낀 점은 다른 키즈카페나 테마파크보다 아빠들이 적극적이다 라는 점이다. 대부분 엄마들이 사진기를 들고 돌아다니는데 여기에선 아빠들이 DSLR을 들고 뛰어다니느라 정신 없다. 아무래도 야외다 보니 특별한 곳에 놀러왔다라는 판단이 들어서.. 라고 생각이 든다. 하도 기차사진을 많이 찍다보니 이제는 흔들리지 않는 요령이 생긴다. 그런데 하필 배고파서인지 손한번 안흔들어준다. 제길..
그만 나올 때가 되었다. 배가 무지하게 고팠던지 풀빵을 끝까지 손에서 놓지 않고 카메라에 몸을 내맡긴다. 그러다가도...
ㅋㅋㅋㅋ 실제 코코몽은 무서운가 보다. 겁은 무지하게 많아서 사람이 아닌 것에는 무조건 경기를 일으킨다. 코코몽은 좋아하면서 인형탈은 싫어하다니.. 아이러니다. 마지막으로 당근친구를 잡아먹고 있는 오이악어 옆에서 기념사진을 남긴다. 찰칵~!
- 참고로 코코몽은 우리나라 브랜드다. 가만보면 이제는 우리나라도 유아캐릭터 강국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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