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연휴를 이용해 당일치기로 평창을 다녀왔다. 올림픽 준비로 뻥 뚫린 도로가 왕복 5시간의 거리를 기거히 감수하게 만든다.
이런저런 얼음 축제들이 한창인데 그중에서 얼음낚시를 해보자 하여 선택한 것이 평창 송어축제. 목적지 앞 2Km 지점까지도 축제장이 나오긴 하나 싶었는데 강 주변으로 주차가 한창이다. 다행히 도로가 워낙 긴 편이라 어거지로 주차를 하면 세울 수 있다. 그렇지만 주말에는 꽤나 몸살을 앓을 듯 하다.
1인당 1만3천원이라는 비용을 지불하면 입장권과 봉투 1개를 내준다. 봉투의 용도는 잡은 송어를 반출하는 용도인데 과연 이게 쓸모가 있을까. 게다가 낚시대는 별도로 6천원에 판매하고 있어서 실제로는 1만9천원인 셈이다. 텐트는 온라인 예약해야 하며 2만원이고 부대 놀이시설 이용료는 별도다. 입장권을 끊고 안으로 들어가니 넓은 강위로 오와 열을 맞추어 낚시들이 한창인데 VJ특공대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줄을 맞춰서 그런가....
요놈이 6천원짜리 낚싯대다. 살아있는 미끼를 쓰는 건 금지되어 있어 저 구멍 안을 들여다 보면서 낚시를 해야 한다. 말이 쉬어 낚시지 웬만한 기술이 없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어찌 됐건 얼음속 맑은 강물을 들여다보면서 낚시를 시작했다. 재미있어 보였는지 채은이도 제법 흉내를 낸다.
가족 단위로도 많이 오지만, 낚시 그 자체를 즐기는 강태공들도 꽤나 된다. 우리가 자리잡은 앞쪽으로 전문 꾼(?)처럼 보이는 아저씨 세분이 자리잡더니 연거푸 송어를 낚아 올린다. 급기야는 한명이 홀치기를 한다며 싸우는 모습까지도 나왔다. 홀치기가 뭔가 했더니 구멍으로 송어를 들여다보고는 지나갈 때 낚아채서 올리는 기술이라 한다. 저게 왜 안되는거지? 기술인데.. 라는 의문과 동시에 저렇게라도 낚아볼까 하고 시도해 봤지만 역시나 안된다. 결국 아이와 낚시 하는 흉내만 줄창 냈다. 그래도 폼이 제법이다.
날시가 점차 추워져서 철수 직전. 야속한 구멍을 아이가 들여다 본다. 적어도 한마리는 가져갈 수 있게 해줘야 하는게 아닌가. 한마리도 못잡은 게 속상한지 와이프도 징징대는데 주변 대부분이 허탕이다. 자리탓을 하면서 슬슬 철수 준비를 한다. 채은이는 이런걸 아는지 모르는지 여유롭게 사탕을 빨고 있다.
축제장을 나오니 배가 고프다. 어찌 됐건 송어 맛은 봐야 할 터. 먹거리 장터에서 송어회와 탕수육을 주문했다. 도합 2만5천원. 탕수육도 맛있지만, 송어회가 입에서 살살 녹는다. 한마리도 못잡은 아쉬움이 다시 커지는 순간이다. 어찌 됐건 재미있는 겨울 하루를 보냈으니 절반의 만족이다. 밥이 맛있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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