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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농원] 영하 11도 혹한, 딸기 체험으로 재밌고 따뜻하게 보냈어요

슬슬살살 2015. 2. 11. 00:10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씨다. 영하 11도. 지난주에도 일때문에 주말을 날려 먹은터라 아무리 추워도 오늘은 나들이를 해야 할 터.

다행히도 와이프가 채은이 친구 엄마네와 딸기체험 약속을 잡아놨다. 거리도 얼마 멀지 않은 일산이다.

 

 

오며 가며 무심히 보던 비닐하우스 내부가 이럴 줄이야 생각이나 했을까. 문을 열고 들어가자 꽤 많은 가족들이 자리에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다. 잠바를 벗어서 옷걸이에 놓으라는 안내를 듣고 보니 여기는 따뜻하다. 딸기가 잘 자라는 24도란다. 헐...이렇게 추운날 탁월한 선택이다. 우리가 택한 이한농원은 체험비나 입장료가 없이 무조건 Kg당 18,000원이다. 현금만 받는게 단점이라면 단점.. 기다리는 동안 커피가 공짜로 제공되고 화장실이 깨끗한 걸 감안하면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다. 진행하는 분들도 친절하고 무엇보다 체험료니 하는게 없어서 더 마음이 편하고 느긋하다. 딸기양이 한정적인 만큼 예약은 필수다.

 

 

벌통이 있으니 주의하라는 내용과 딸기 따는 요령을 간단히 들은 후 농장으로 투입됐다. 사실 딸기가 실제로 매달려 있는 건 나도 처음 본다. 오히려 야생딸기는 산이니 군대에서 본적이 있지만 이렇게 재배하는 딸기는 하우스에 오지 않는 이상 볼 수 없는 것 아닌가. 딸기꽃도 있는데 예쁘다.

 

 

바구니를 쥐어주자마자 눈이 똥그래져서는 딸기로 돌진한다. 아직 따지는 못하고 아빠가 알려준 '빨간거 따야 돼?'라고 되묻기만 하고 손을 먼저 뻗지는 않는다.

 

 

이어지는 엄마의 교육. 손을 V자로 만들어서 가볍게 움켜쥔 후 손목의 힘을 이용해서 툭~. 알아 들었을지는 모르지만 나름대로 손 모양을 흉내내면서 딸기를 따본다. 아직은 손 힘이 조절이 안돼 딸기가 뭉그러지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이런게 체험 아니겠나. 잘 따면 농부시키지..

 

 

한 30분쯤 지나자 목표로 했던 딸기 양도 어느정도 채웠고 채은이도 완전히 적응했다. 채은이 친구도 졸음이 가신 듯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와서는 여기저기를 쏘다닌다. 그래도 둘다 아무거나 만지거나 따지는 않아서 편하다. 체험이라고 해서 거창한 생각을 했었는데 가까운 곳에서 가볍게 딸기를 따는 게 왠만한 키즈카페보다 좋은 것 같다. 비용도 그렇고...

 

 

어쨌거나 자기가 따서 자기가 먹는 거, 어리더라도 재밌지 않을까?

 

PS. 마트에서 사는 딸기보다 달지 않고 금방 짓무른다. 왜일까? 농약을 쓰지 않아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