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에서의 캠핑을 못잊었는지 와이프가 덜컥 인천대공원의 캠핑장을 예약해 버렸다. 소셜커머스의 싼 가격과 준비해 갈 것 없는 글램핑. 게다가 가까운 거리여서 가볍게 도착한 인천대공원의 캠핑장이다.
입구에서 가까운데다 날씨도 아직 추운 편이고 명절 연휴의 도중이어서인지 사람이 많지는 않다. 그래도 대부분의 텐트가 가득 찬 걸 보면, 우리나라에서 캠핑 인기가 상당한가 보다. 리어커에 짐과 채은이를 실었더니 무섭다고 울어재낀다. 이때부터 아빠의 노예 12년이 시작...
가장 안쪽에 있는 텐트에 자리를 잡고 주변을 보니 다들 주섬주섬 짐을 풀어 놓는다. 우리 양쪽 텐트는 아직 비어있고 건너편은 가족끼리 짐 정리가 한창이다. 텐트 안에는 전기담요와 주방용품 조금, 휴대용 가스레인지와 앉은뱅이 의자가 있다. 고기와 소시지, 적은 야채, 라면 두개, 숯과 바베큐 도구도 제공된다. (몽땅 99,000원)
난방 도구는 가스 스토브가 제공되는데 가스가 샐까 은근 불안하다. 저녁에 작은 통풍구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 혹시 몰라 전기 손난로를 하나 가져갔는데 잘 써먹었다. 다만, 전기용량이 제한되어 있어서 1kw가 초과하면 누전차단기가 내려간다. 밤에 몇번씩 꺼졌지...
바베큐를 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 포근한 날씨에 바로 옆 인천대공원에서 산책을 하기로 한다. 동물 좋아하는 채은이에게 동물원이라도 보여주려 했지만 전국을 뒤덮은 AI 때문에 잠정폐쇄란다. 속상해 하는 채은이에게 동물친구들이 감기 걸려서 병원에 갔다고 했더니 더 속상한지 눈물까지 글썽인다. 공원을 한바퀴 돌고 핫도그 하나 쥐어주니 그때야 잠잠. 꽃이 필 때는 한창 좋을 것 같은 인천대공원이다. 게다가 입장료도 공짜다.
1시간 정도 산책을 마치고 텐트로 돌아왔더니 양쪽 텐트에 사람들이 와 있다. 젊은 커플들인데 요즘은 젊은 캠핑족도 상당히 많은 듯. 바베큐를 준비하면서 주변 텐트를 보니 영화관을 꾸민 텐트까지 있더라. 대단~~
텐트 안에 있는 낮은 의자와 취사도구가 맘에 드는지 채은이도 소꿉장난을 즐겁게 하기 시작한다.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틀어 놓고 본격적인 바베큐 준비에 들어간다.
채은이가 심심해 할까봐 비누방울을 가져 왔는데 한참을 재밌게 논다. 역시 캠핑은 여럿이 와야지, 가족만 와서는 놀 꺼리가 별로 없는 듯.. 먹는 거 외에는 할만한 게 별로 없다.
늘 느끼는 건데 바베큐 불은 너무 어렵다. 30여분을 낑낑대다 불을 겨우 붙이고 고기를 굽기 시작한다. 오늘 먹어야 할 양이 엄청나다. 소고기, 돼지고기, 막걸리에 소주까지.. 오로지 먹기 위해서 온 듯..
고기를 굽는 동안 와이프는 찌개를 끓인다. 제대로 된 캠핑찌개. 햄과 라면, 김치가 들어간 제대로 된 녀석이다. 세식구 양 껏 먹으니 어느덧 날이 어두워졌다. 가볍게 맥주를 마시면서 불을 피워 놓으니 분위기가 제대로 산다. 음악도 좋고.. 다만 홍천때와는 달리 캠핑 촌이다 보니 정작 볼만한 경치는 없다. 저 멀리 아파트만 보이고...
다음날 비가 와서 아침도 못먹고 철수해야 했고, 계획했던 소래습지도 못갔다. 허리를 삐끗한 와이프까지 나를 힘들게 했지만 멋진 가족사진은 한장 건졌다. 캠핑이란게 뭐 별거냐.. 그렇지만 다음부터는 꼭 할 꺼리를 가지고 와야지.. 밤새 심심하고 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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